제23회 도시영화제의 영상 편집 교육을 집에서 했다. 이번엔 온라인으로 편집한 영상을 스트리밍 중계 + Q&A 진행 방식으로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건 또 색다른 방식인 듯 하다.
장점으로는 편집한 영상이라서 말을 버벅이거나, 필요없는 말을 하거나, 어떤 기능을 헤매거나 하지 않고 매우 막힘없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제작 시간이 2시간 영상이라면 최소 4시간 이상 걸린다는 것. 뭐, 시간만 많고 한번 만든 영상을 여기저기 쓸 수 있다고 한다면 이보다 좋은 방식도 드물겠지 싶다.
아무튼, 집에서 하는 원격강의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반바지에 웃옷만 챙겨입고 집에 있는 PC를 이용해, Zoom 화상회의에 들어가니 40명의 수강생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은 서울에 있을 것이고, 난 대전에 있는 집에서 강의를 한 것이다.
'비대면에 대한 준비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건 이제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교단이라는 위치에 선 권위있는 교사를 일방적으로 바라보던 수강생들이 아니라, 모니터 화면을 코앞에서 바라보는 일대 일의 경험에 가까운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수강생들도 예상외로 개인적으로 친밀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고, 잘만 한다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실 강의를 나가면 수강생들의 반응을 살피고 그에 반응하는 데에 꽤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고는 한다. 누군가는 그런 유동적인 강의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커리큘럼의 일자형 진행에선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격강의에선 나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소수(가령, 화상캠으로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이는)에게 집중해서 하면 되고, 나머지는 매우 집중해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며 발음과 화면 표시에 주의만 기울이면 되는 것이다.
아무튼, 처음 우려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재미있고 어떤 면에선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들고 있는 요즘이다.
아참, 이 강의는 예전에 내 수업을 들었던 중앙대학교의 소개로 하게 된 것이다. 작은 인연들이 이런 일들로 이어지는 경험들을 하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고 나에게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