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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계시는 내용이겠지만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거란 생각에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
셔터 스피드란 한마디로 '카메라의 조리개가 열렸다가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 을 의미합니다. 실제로는 카메라나 렌즈마다 약간씩 방식의 차이가 있으며 어떤 카메라에는 조리개라는 것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휴대폰에 달려있는 카메라는 조리개가 없기도 합니다. 조리개란 카메라의 렌즈나 본체에 들어있는 얇은 막으로서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조리개가 필름 또는 CCD를 막고 있는 경우' 와 '막지 않고 있는 경우' 두 가지가 있습니다. 조리개가 필름이나 CCD를 막고 있는 경우엔 아무것도 찍을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막지 않고 있는 경우엔 사진이 찍힙니다.
필름이나 디지털 카메라의 CCD 등은 빛을 받으면 그것을 기록합니다. 필름의 경우는 감광층이라고 하는 면에 빛이 닿으면 그것이 화학작용을 하면서 상을 필름막에 입히게 됩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는 '촬상소자' 라는 하는 것에 그 빛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 경우는 화학적이라기보단 전기적인 특성에 가깝습니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가운데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칼날같은 것들이 보이시죠? 그게 바로 조리개입니다.
다시 셔터스피드로 돌아가면, 셔터스피드는 빛이 필름이나 CCD에 닿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됩니다. 셔터스피드가 길수록 사진은 밝아지지만 사진속 피사체는 흔들리거나 긴 움직임을 보이게 되고, 셔터스피드가 짧을수록 사진은 어두워지며 피사체의 움직임은 순간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걸 알기 쉽게 사람의 눈에 비유해 보죠. 잠시동안 눈을 감았다가 떠 봅시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상이 제대로 맺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리죠. 우선 뭘 봐야 할지 촛점도 안 맞는 데다가, 주위의 환경이 어떤지 인식하는 데에도 시간이 좀 걸립니다. 게다가, 주위가 어두울수록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더 깁니다. 환한 방의 불을 갑자기 끄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다시 보이기까지 시간이 좀 소요되죠? 이것은 제대로 된 상을 얻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의미입니다. 카메라에 대입을 하면 '셔터스피드가 길어야 한다.' 로 볼 수 있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밝은 대낮에 달려가는 사람은 선명히 보이지만 어두운 밤에 달려가는 사람은 제대로 보기가 힘든 것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이건 단순히 눈의 문제가 아니라, 시신경에서 뇌로 시각정보를 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포함해야겠죠?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도 이 과정에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시간은 사진을 찍은 뒤에 액정화면에 사진이 보이는 데 걸리는 시간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셔터스피드는 빠르면 빠를수록 짧은 움직임을 담아냅니다. 초기의 카메라들은 아주 오랜시간동안 빛을 받아야 제대로 된 사진을 만들어 냈으며, 그나마도 흑백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셔터스피드는 나날이 상승했으며, 현재는 아주 빠른 속도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것은 스펀지같은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초고속 카메라' 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여기서 '초고속(High Speed)' 라고 하는 것은 조리개가 얼마나 빨리 열렸다 닫히면서 상을 기록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별로 어려운 개념은 아닌데 글로 풀려니 길어지네요.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셔터스피드란 '시간(일반적으로 1초)을 쪼개는 능력' 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1초를 얼마나 많이 쪼갤 수 있는지에 따라서 순간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능력도 달라지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멋진 동영상 하나 덧붙입니다. 17~21초에 나오는 영상을 일반적인 카메라로 담은 영상인데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파도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를 게 없죠. 하지만, 그 뒤로 나오는 영상을 보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파도가 아니라, 1초를 수백개로 나눈 듯한 영상의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초고속 카메라로 찍었는데 그게 왜 슬로우모션이 되는지는 궁금하죠? 1초를 너무 쪼갰더니 그것들이 오히려 1초보다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1초에 수백장의 영상을 다 보여줄 수 없으니 그게 길어지는 것이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영화들은 대체로 1초에 24개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를 프레임(fps, frame per second)이라고 하는데, 라이언 일병구하기 같은 경우는 일부러 프레임수를 줄여서 현장감 넘치는 화면을 담아냈습니다. 아무튼, 백문이 불여일견. 한번 봐 보시면 이해가 빠를겁니다.
한가지 더. 동영상이 초당 몇개의 프레임으로 이루어졌느냐에 따라서 그 느낌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아래에 있는 주소로 가 보면 샘플이 있는데요. 초당 3컷으로 이루어진 영상과 초당 30컷으로 이루어진 영상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눈은 초당 30프레임(30fps)이상이면 끊김을 느낄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60fps 정도로 된 영상을 보면 그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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