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실은 뭐 엔딩이랄 것도 없을 정도로 상황으로 마무리가 되어 버렸다. 굳이 표현하자면 새드 엔딩에 가깝다고나 할까? ㅋㅋ
우선, 마커스가 일찌감치 죽었다. 그리고, 반란은 실패했고 안드로이드는 전량 폐기되었다. 강경론자 노스가 뒤를 이었지만 그녀의 꿈은 그저 허무한 외침이 되어 버렸고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종말을 앞당기게 했을 뿐이다.
한편 카라는 앨리스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 인간의 손에 잡히고 만다. 가까스로 앨리스를 탈출시키지만 본인은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나마 세상을 떠날 때 그것의 표정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코너는 무려 세번의 죽음을 겪고.. 맞나? 아무튼, 철저하게 인간의 편에 서서 그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지만 결국엔 새로운 모델의 등장과 함께 용도폐기 당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야말로 완벽한 안드로이드판 지옥인 셈인데, 여기에 행크도 절망감에 빠져서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말았다... ㅡㅡ;;
이렇게 글로 적고 보니 한없이 우울한데 사실 게임 자체는 꽤 재밌게 했다.
특히, 그래픽이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 조명과 광원을 사용해서 굉장히 현실감이 있는 장면들이 많고, 배우들의 움직임이나 목소리 연기가 좋아서 정말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경험을 주었다.
물론, 일반적인 게임의 재미로선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다. 크게 조작이 어렵거나 레벨을 올리거나 하는 부분은 없기 때문에.
하지만, 난 이런 게임도 좋다. 아니 이런 게임이 조금 더 좋은 편에 속한다. 이제 옛날처럼 여러번 플레이하는 게임은 거의 없고, 이런저런 요소들 때문에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면 재미나 흥미가 생기기보단 그저 지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게임의 존재는 확실히 반갑고 앞으로도 기대되는 장르다. 2회차를 할지 어쩔지 모르겠는데,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