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사용한지 얼마나 지났는지 궁금해서 첫번째 포스팅의 날짜를 봐 보니. 깜놀 ㅋㅋㅋ
무려 2006년. 8년이나 지난 것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전에 사용하던 네이버에서 옮기면서 시작했으니 블로그를 운영한지는 거의 10년 정도 됐다고 보면 되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대략 100만 좀 넘었을 때 접은 것 같다. 200만이었나. 기억 안남.
8년이나 사용했으니 이제 티스토리에 대해서 알만큼 안다고 생각하는 바. 그간 느낀 점들을 좀 적어볼까 한다. 우선 몇가지 전제가 있다.
- 첫째, 티스토리를 8년간 사용했다고하나 아주 열심히 한 건 아니다. 그동안 이름 좀 알려진 블로그 서비스는 거의 다 사용 해 봤다.
- 둘째, 아무런 소통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블로그의 단점에서 다룰 '소통의 부재' 는 그냥 내 책임일수도 있다. ㅋ
- 셋째, 난 html/css 를 잘 모른다. (이 블로그는 그냥 노가다로 모양새만 냈음. 누더기지 누더기.)
- 넷째,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이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겐 다를 수도 있어요. (별반 다를 거 없겠지만 ㅋ)
그럼, 시작해볼까? 늘 그렇듯 친절하게 장점, 단점 상관없이 생각나는 순서대로 적겠다. 아무래도 중요한 게 더 빨리 생각나겠지. 아울러 내가 생각하는 해결책도 있으면 몇자 적어볼까 한다.
1. 높은 자유도. 근데, 이걸로 뭘하나?
흔히들 티스토리의 장점을 자유도라고 말한다. html/css 를 자유자재로 수정 할 수 있고, 덕분에 구글의 에드센스 같은 광고도 자유롭게 달 수 있다는 것이다. 허나, 나처럼 웹디자인을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겐 큰 장점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iframe/embed 가 자유롭게 되기 때문에 포스팅에 다양한 웹서비스를 거침없이 넣을 수 있는 건 장점이다. 가령, 구글지도, 비미오(vimeo) 등은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에 넣을 수 없다. 트위터 임베드, 인스타그램 임베드 등도 마찬가지. 사실 이건 네이버가 이상한 구조인거다. 싸이월드에서 전해져 내려온 한국형 블로그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2. 에드센스 광고의 허상
여러분은 구글 광고 수입이 얼마나 될 것 같으세요? 내 에드센스 계정의 총수입은 현재까지 토탈 $1,000 를 넘지 못 했다. 8년간 블로그를 운영했고, 대부분은 광고를 달아 뒀으니 8년간 대략 100만원쯤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다. 벌써 수천만원 버신 분도 계시겠지. 물론, 여러분은 훨씬 더 벌수도 있어요. 현재 내 블로그 방문자 카운트가 110만 정도니까 100만 카운트에 100만원쯤으로 계산하면 얼추 맞을지도? 아, 참고로 며칠 전에 7,000명 온날 $3 조금 안 됐습니다. 더 예전에 하루에 3만명 넘게 들어온 날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그날도 $5는 안 넘었음. 솔직히 말하면 5딸러 넘는 날 자체가 없다. 에드센스로 돈 벌 생각은 안 하는 게 맘편하다. 난 사실 애초부터 에드센스가 개인 블로거를 위한 수익구조인지 자체가 의문이다.
3. 티스토리 블로그 방문자는 주로 어디서 오는가?
네이버다. 티스토리를 DAUM에서 한다고 daum에서 많이 올거라고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이다. 물론, 이건 다음의 정책이나 티스토리에 대한 방침 문제는 아니다. 그냥, 사람들이 네이버를 압도적으로 많이 쓴다는 것 뿐이지. 그러니까, 티스토리 방문자를 늘리려면 다음이나 구글보다는 네이버 알고리즘에 대해서 알아 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근래 들어서 구글 유입이 조금씩 늘고는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4. 소통을 원한다면 티스토리는 비추.
나 스스로가 소통에 별다른 노력을 안 하긴 했지만 티스토리는 소통을 하기엔 매우 열악하다. 댓글이나 방명록 글이나 정말 가뭄에 콩나듯 달리는 것이다. 나더러 '니가 소통을 안 해서 그래! 노력해야지!' 하면 할 말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직접 티스토리를 열심히 관리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길 기원합니다. 물론, 지금도 독자들의 반응이 활발한 티스토리 블로그를 몇개 알긴 한다. 예를 들면, 스케치북 다이어리(링크). 하지만, 네이버였으면 두세배 어쩌면 그 이상 더 활발했을거다. 블로그를 혼자만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티스토리는 괜찮다. 허나, 어차피 혼자 쓸거면 시스템 좋은 워드프레스나, 간편한 텀블러도 추천.
5. 파워블로거가 꿈이라면 티스토리는 비추.
애초에 파워블로거는 네이버에서 만든 타이틀이다. 티스토리를 하면서 파워블로거가 되겠다면 어불성설. 여기선 '파워블로거' 라는 말의 정의가 요구될텐데. 쉽게 말하면 포스팅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말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제품 리뷰에 대한 댓가, 상품 제공, 맛집의 음식 제공 및 리뷰 요구. 블로그 활동으로 돈을 버니 달리 말하면 '프로 블로거' 라고도 할 만 하다. 티스토리에선 그렇게 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바이럴 마케팅과 인터넷 홍보가 네이버 블로그로 촛점이 맞춰져 있다.
6. 검색을 통한 유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근데, 이건 뭐 티스토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검색 유입의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웃추가 + Naver Me 시스템으로 인해서 일종의 블로그 피드 구독 시스템이 작동한다. 누군가 자신을 이웃으로 추가 해 두면 그때부턴 검색이 아닌 구독을 통한 유입으로 이어진다. 네이버의 장점이다. 티스토리에는 이런 게 없다. 링크 추가인지 뭔지가 있는데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 즐겨찾기 해두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거든요. 꾸준한 독자를 원한다면 티스토리는 별로 좋지 않다. (참고로 네이버 블로그는 RSS 전체공개가 안된다. 블로그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 때문에 옛날엔 까였지만, NaverMe라는 시스템 덕분에 '네이버 안에 있음 문제 될게 없다' 라는 모토에 충실하게 작동하고 있다. 구글의 RSS리더 중단은 이러한 RSS 이용 감소 추세에 한몫 한 것 같고.)
7. 스마트폰용 어플이 없다.
난 아이폰을 쓰고 있다. 예전에는 어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사라졌다. (그나마도 형편없었지만) 네이버는 관심이웃이 글을 쓰면 푸쉬로 알려 주기도 하고, 휴대폰에서 포스팅을 할 수도 있는데 티스토리는 그게 불가능하다. 어플이 없어서 인터넷 브라우저로 작성해야 한다. 다음 어플을 깔아두면 댓글 알림 정도가 오는데 확인을 하고 댓글을 달려면, 어플 자체 브라우저를 통해서 티스토리.com 으로 가서 로그인하고 달아야 한다. 이 얼마나 귀찮은가. 난, 한동안 워드프레스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썼었다. 어플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최근 티스토리가 '에버노트 글 불러서 포스팅하기' 플러그인을 추가했는데, 이는 일종의 모바일 어플을 대신하는 성격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전히 번거롭다.
8. 스킨이나 폰트 등 기능의 부재.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스킨이나 폰트를 적용하기가 쉽다. 그리고, 스킨 공유가 활성화 되어 있어서 클릭 몇번이면 블로그의 외형을 아주 쉽게 바꿀 수 있다. 티스토리는 가뭄에 콩나듯 스킨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잘 찾아 보면 티스토리 스킨을 공유하는 분들이 있는데, 찾기는 어렵다. 난 티스토리가 워드프레스처럼 스킨을 판매 할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엄청난 수의 스킨이 공짜인데 티스토리 유저는 돈 주고 사라면 억울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티스토리를 왜 쓰겠는가.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나같아도 괜찮은 스킨이라면 한 만원 정도는 내고 쓸 수도 있겠다. 자유도는 보장되는데 별달리 지원을 안 해준다는 소리다.
9. 크롬이나 Mac으로 글 쓸때 오류.
크롬이나 Mac으로 글을 쓰면 가끔 글에 원치 않는 태그가 붙곤 한다. 뭐 span 어쩌구 하면서 폰트 크기가 9pt로 맞춰지고 그러는 건데, 아마도 크롬과 Mac이 같은 웹킷 엔진이라는 걸 공유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할 따름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쓰면 된다. ㅋ
10. 블로그 관리 및 데이터 분석은 좋은 편.
유일하게 장점을 적는 것 같네. ㅋㅋㅋ 네이버의 방문자 통계 관리 등도 많이 좋아졌지만, 티스토리 쪽이 아직은 좀 더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구글 애널리틱스를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정보를 얻기에도 좋다. 뭐, 블로그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 이상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분명히 좋긴 좋다.
11.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 미비.
티스토리에서 외부로 보내긴 쉬운 편이다. SNS 플러그인 같은 것만 설치하면 되니까. 하지만, 다른 곳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유입되는 창구는 적은 편이다. 당연히 네이버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거다. 네이버는 카페에 글을 써도 블로그 링크가 뜨고, 남의 블로그에 댓글만 달아도 유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티스토리는 그런게 거의 없다. 나 같은 경우엔 워낙 댓글이 안 달리는 블로그라 아무나 댓글을 달 수 있게 해 놨는데, 이때 자신의 블로그 주소를 입력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누군지 궁금해도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얼추 적을만큼 적은 것 같다. 단점만 적은 것 같지만 그만큼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소리다. 장점이 있는데도 그 장점을 활용할 길이 별로 없다. 티스토리와 뿌리가 같은 태터툴즈 라는 회사가 예전에 구글에 인수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블로거들이 '구글의 영향력과 태터툴즈의 훌륭한 기능' 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으나 결론은...
다음은 티스토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자선사업의 일환으로 자유로운 블로그 서비스를 호스팅 해주고 있는건가? 티스토리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외국의 Blogger니 Wordpress 니 하는 블로그들을 봐도 이웃추가 같은 시스템은 네이버보다 못 하다. 다음이 못 하는게 아니고, 그냥 네이버가 한국형 블로그 서비스를 제대로 파고 들은 걸수도 있단 소리다.
그러고 보니 티스토리의 메일 초대 방식 가입 서비스도 이제는 끝낼 때 되지 않았나? 내가 여태까지 초대장 준 사람중에서 제대로 쓰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적극적인 유저들이 티스토리를 잘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제부터라도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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