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드라마

    헤어질 결심. 난 그저 그랬다.

    헤어질 결심. 난 그저 그랬다.

    (스포있음) ​ 일단 두 배우 모두 나에게 선호도가 높진 않다. 박해일 배우 영화도 찾아서 본 적은 없고(연애의 목적은 봄), 탕웨이의 영화는 이번에 처음 봤다. ​ 어쨌든, 나에겐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작품이었는데.. ​ 우선 '뭘 말하려는지는 알겠는데, 근데 왜?' 라는 느낌이랄까? ​ 사랑에 목마른 여자와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중독된 남자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같은게 있어야 하지 싶은데, 사건들의 전개가 굉장히 밍숭맹숭했다. ​ 박해일이 탕웨이의 살인 장면 시뮬레이션 장면 같은 건, 도대체 진지한건지, 미스테리 한건지, 유쾌한건지 감 잡기가 어려웠다. ​ 개인적으론 좀 더 묵직했으면 싶은데, 그러면 그렇게 '전에 본 적 없을 법한 신선한 방식'으로 진행시켜야 했는지 의문이다. 뭐, 나쁜 시도는 아..

    탑건 매버릭. 이것은 헐리우드의 선물.

    탑건 매버릭. 이것은 헐리우드의 선물.

    헐리우드 영화라 하면 어떤 걸 떠올리는가?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 기승전결이 비교적 명확하며 폭발! 멋진 배우! 환상적인 미소! 우정! 가족! 사랑! 여기에 애국! 같은 것들이 겸비된 영화를 '흔히 헐리우드형 영화' 라고 부른다. 이른바 '이상향' 이란 것이다. ​ 잘 생긴 선남선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주인공은 갈등하지만 성장하고 시련을 극복하며, 주인공을 어렵게 만드는 악은 파괴되고, 영화를 보며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 탑건 1은 그런 영화였다. 탑건 2도 그런 영화다. ​ 탑건 1을 보며 환호했던 사람들에게 매우 똑같은 경험을 안겨 주는 것이다. ​ 주인공은 여전히 멋지고, 캐릭터의 갈등이 살짝 바뀌긴 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1편에 이은 '성장' 의 연장선이다. 주..

    '그레이맨' 재미있나요?

    '그레이맨' 재미있나요?

    긴장감 제로.. 뭔가 치열하고 바쁜 것 같은데, 하나도 긴장이 안 되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정신이 없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딴 나라로 이동을 해대는 통에 집중이 힘들다. 그냥, 한 나라로 해도 별 무리 없었을 것 같다. 영상감독의 장기자랑을 보는 듯 했다. 내용하고 어울리게 효과를 써야 효과가 있지... 드론은 적당히 날리는 게 좋겠다. 라이언 고슬링의 매력으로 끌고 가는 것도 실패. 블레이드 러너 느낌으로 시작하나 했더니, 드라이브 느낌으로 갔다가 마지막엔 라라랜드 느낌까지 났다. 아우디 A7 아깝다 ㅠㅠ 아나 데 아르마스. 이렇게 허비해도 되나? 수잔 브루어는 뭐가 그렇게 화가 나 있는가? 그래도 '케이트' 보단 나았다. 케이트만 안 보면 된다. 넷플릭스 영화는 재밌을 확률이 매우 낮다는 교훈을 ..

    스시 장인: 지로의 꿈 (2011)

    스시 장인: 지로의 꿈 (2011)

    일본의 한 스시 장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특별한 재미는 없지만 한 사람의 삶과 일에 대학 철학을 마치 한권의 책처럼 펼쳐보는 재미가 있다. 2011년 경에는 이 정도 퀄리티의 다큐는 극장에서 개봉을 하거나 인디영화가 되었겠지만, 이제 이 정도 수준의 다큐는 넷플릭스에서 제법 흔하게 볼 수 있다는 데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아무래도 2022년인 지금 보기엔 화면의 퀄리티나 연출 면에서 크게 점수를 주긴 힘들지만, 웰메이드인 것은 분명하다. 1인에 3만엔 짜리 스시. 나에게 기회가 있다면 그 돈을 지불할 것인가? 참 여러번 생각해 본 질문이다. 다큐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요즘은 회전초밥 전문점처럼 싸게 스시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 생선의 수도 줄었겠지만, 스시에 대한 가치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다. ..

    넷플릭스 영화 추천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

    넷플릭스 영화 추천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

    1.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2. 1917의 주연배우가 주연으로 나옵니다. 3. 히틀러도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급 싱크로율이 안 좋았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ㅋㅋ 히믈러 나오고, 괴링, 괴벨스는 나왔나 모르겠네요. 4. 전쟁 직전 독일의 분위기가 아주 잘 그려졌습니다. 2차 대전 직전의 독일 분위기를 압제와 공포, 감시 이런 이미지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뒤에선 그랬을지 몰라도 사회 자체의 분위기는 아주 활기차고 희망적이었다고 하죠. 그런 느낌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5. 체임벌린 총리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바꿔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따뜻한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교황' 에서 받았던 느낌하고 비슷하네요. 6. 영어, 독일어가 병행됩니다. 브리티쉬 악센트..

    묵직한 갱스터 영화. 아일리시맨.

    묵직한 갱스터 영화. 아일리시맨.

    일단 배우부터 조 페시,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감독은 마틴 스콜세지. 이들의 이름만으로도 어떤 말이 더 필요하겠냐마는 스토리도 꽤 재밌군요. 미국의 시대상을 잘 버무린 갱스터 무비입니다. 우리나라 영화로 치면 '범죄와의 전쟁' 과도 살짝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찰진 느낌은 많이 약합니다. 웃음기도 전혀 없고 묵직하달까요. 개인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구성방식도 좋았습니다. 현재-과거-현재-과거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CG기술로 인물들의 나이를 자유자재로 표현했더라구요. 다만, 원체 나이들이 많이 드신 상황이라.. 젊게 하는 데도 한계는 있어 보입니다. 이제 살아 생전 이분들이 뭉치는 영화를 다시 볼 수는 없을 것 같군요. 로버트 드니로 : 1943년 8월 17일 (77세) 알 파치노 : 1..

    '소피: 웨스트코크 살인 미스터리' 후기

    '소피: 웨스트코크 살인 미스터리' 후기

    장르 : 다큐 분량: 총 3편 1편 세상이 뒤집혔다. (49분) 1996년, 크리스마스 직전의 어느 날. 한 프랑스 여성이 아일랜드의 집 근처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외지고 목가적인 동네, 범죄와는 거리가 먼 지역. 온 마을이 충격에 빠진다. 2편 용의자 (51분) 수사가 가열되고 추측이 난무한다. 그리고 뜻밖의 의혹이 생긴다. 이 사건에 대해 첫 번째 기사를 쓴 남자, 의외로 많은 정보를 가진 지역 기자. 피해자 이웃에 사는 그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3편 정의 (64분)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이상하게 흐르는 사건. 용의자는 여러 차례 체포됐다 풀리고, 중요한 진술은 철회된다. 경찰이 부패했다는 주장도 인다. 그리고 드디어 프랑스에서 재판이 열린다. 1편은 피해자와 사건에 대해 주로 다루..

    스위트홈. 재미있나요?

    스위트홈. 재미있나요?

    볼지 말지 망설이는 분들을 위한 안내. 1. 잔인한 장면이 좀 나오는 편. 2. 깜짝 놀라는 장면은 자주는 아니지만 매회마다 1번 이상씩 있는 듯. 3. 호러 장르스러운 긴장감은 있는데, 뭔가 추리하는 걸 좋아한다면 꽤 답답할 수도. 4. 거의 대부분 건물 내에서 싸움. 5. 괴물들 디자인은 좀 괴기스러워서 징그러운 감이 있음. 6. 시즌 1에서 안 끝나고 2로 이어짐. 요즘 난리라기에 본 스위트홈. 느낀 점들을 나열해볼까 한다. 아래부턴 스포일러. 1. 우선 주인공들의 대사가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다. 웹툰이 원작이라 그렇게 느낀걸까? 원작을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 만화로는 어울릴 것 같은데 배우들이 연기로 말하기엔 어색한 느낌들이 있었다. 가령, 대사중에서 라임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는데, 텍스트..

    한자와 나오키 시즌 2 후기

    한자와 나오키 시즌 2 후기

    시즌 1이 벌써 7년전 드라마이다 보니 시즌1에서 이어지는 느낌보다는... 주인들의 성격은 비슷한 채로 별개의 드라마로 봐도 될 정도다. 그러니, 시즌 1을 다시 찾아 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개인적으론 시즌 1보다 코믹 요소가 꽤 되었던 것 같아서 여러번 웃었다. 일부러 웃기려고 넣은 장면은 아니지만, 웃기는 포인트들도 꽤 되는데.. 가령, 주인공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장면이 그렇다. 일본 컨텐츠를 안 본지도 오래 돼서, 일본 컨텐츠 특유의 다소 과장된 감정 표현들을 잊고 살았는데 이 드라마를 보니 그런 감각들이 다시 살아난다. 뭔가 교훈을 주려고 한다거나, 호통을 친다거나 하는 장면들은 다소 진부하지만 그 나름의 맛도 있다. 허나, 일본 컨텐츠의 그런 면을 싫어한다면 시즌 2는 아주 재미없을..

    트럼프: 미국인의 꿈

    트럼프: 미국인의 꿈

    who he really is (그는 누구이며) how he became president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가?) 최근에 트럼프라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찾아 본 다큐멘터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다. 독특한 부자들의 이야기는 늘 그렇듯 흥미로운데 트럼프는 어딘가 더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당장 영화로 만들어도 이상할 게 없는 캐릭터인데, 놀라운 건 이 미친 캐릭터를 본인이 가장 잘 내기 때문에 영화보다는 다큐가 더 재밌는 사람이라는 게 아이러니. 실제로 다큐에서도 '당신을 주제로 영화로 만든다면 누가 배역을 맡으면 좋을까요?' 하고 물어보니 '내가 해야죠.' 라고 답하는데 매우 적절한 대답이라 하겠다. 내용은 트럼프 전기에 가깝긴 한데 너무 옛날 이야기는 없고, 그가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두..

    영화 '소리도 없이' 후기

    영화 '소리도 없이' 후기

    유아인은 역시 연기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말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애매하게 나오는데, 어느 타이밍에 무언가 말을 한마디 할 것만 같은 느낌을 잘 살렸다. 마치, 총 한 자루가 나오고 그게 언제 쏘아질지 궁금한 느낌이랄까? 어찌보면 맥거핀 효과 같은 것인데 완급 조절이 훌륭해서 영화의 긴장감을 잘 유지시키는 장치가 되었다. 영화의 색감이 참 좋다. 마치, 일본영화나 에니메이션에서 보던 듯한 느낌의 색감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가 여자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느끼게 해 주는 유일한 요소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떤 영화는 보고 나면 '이거 감독이 여잔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은 별로 없었다. 애초에 여자 감독이라는 걸 알고 봐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러닝타임이 짧지 않..

    넷플릭스 다큐 '다섯이 돌아왔다' 후기

    넷플릭스 다큐 '다섯이 돌아왔다' 후기

    전부터 보려고 했던 다큐인데 하루만에 몰아서 다 보았다. 1편에서 잠들뻔한 걸 제외하면 꽤 재밌게 보았다. 다섯이 돌아왔다: 할리우드와 2차대전 이야기 | Netflix 공식 사이트 제2차 세계대전을 담아내고자 참전도 마다 않은 할리우드의 신화적인 영화 감독 5인. 이들 다섯 감독의 이야기를 현대의 스타 영화 감독 다섯을 통해 들어본다. www.netflix.com 이 다큐는 2차대전 시기에 활약한 다섯명의 다큐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당대 최고의 감독들이 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 다섯명은 존 포드, 존 휴스턴, 프랭크 카프라, 윌리엄 와일러, 조지 스티븐슨. (이하 Old5)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기예르모 델 토로, 스티븐 스필버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폴 그린그래스, 로렌스 캐스단...

    히틀러 파시즘의 진화

    히틀러 파시즘의 진화

    히틀러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마 그저 전쟁광 미치광이 살인마. 서프라이즈 단골 손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다큐를 보면 생각보다 꽤 복잡다단한 인물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미술학교를 가는게 꿈이었던 한 청년은 좌절하고 분노하며 그것을 어딘가로 해소하려고 했다. 그게 바로 유태인이지!? 라고 해 버리기엔 너무 단순한 감이 있다. 내 블로그에 대략 10년도 넘긴 포스팅 중에 다음과 같은 게 있었다. 다음의 책은 히틀러가 '어쩌다가 유태인을 그리도 끔찍하게 싫어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의 대답으로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사람을 꼽는다. 언어철학자 그 비트겐슈타인이 맞다. 엄청난 부잣집 자재임에도 재산에 초연한 모습을 보인 비트겐슈타인과 평범한 집 출신..

    신 포도

    신 포도

    이 다큐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름은 루디 커니아완. 그는 어느날 미국 사교계에 바람처럼 나타나 엄청난 금액의 와인을 사 들이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디서 나타난걸까? youtu.be/hPUYuwSRwB8 와인에 대해서 잘들 아시는가? 난 잘 모른다. 다른 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모른다. 술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건 그냥 관심이 없는 수준이라면, 와인은 알고 싶지만 복잡해서 잘 모르는 쪽에 가깝다. 내가 돈이 꽤 많고 먹고 살만 해진다면 아마도 좋은 와인을 찾을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마나 모르는 건 아닌 것 같단 점이다. 이 다큐는 처음에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혜성같이 등장한 루디를 묘사한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

    헐리우드에서 2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다룬 영화는 많다. 하지만, 소련이 주인공인 영화는 흔치 않다. 아니, 본 기억이 없다. 소련이 주인공으로 나오려면 적은 그래도 독일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냉전 시대에는 미국, 소련이 패권을 다투었다지만 2차세계대전 때만 하더라도 우방이던 시절이기도 하다. 처음엔 두 남자의 우정으로 시작해서, 사랑이 들어오고, 질투, 해소의 단계를 거치는 구조는 심플하지만 영웅담에 잘 어울린다. 주인공은 내가 좋아하는 주드 로. 한창 절정의 미모를 뽐내던 시절이라 더욱 잘 생기게 나온다. (머리는 이미 빠지기 시작한 느낌이지만...) 그런데, 레이첼 바이스의 미모는 정말 정말 아름답다.. 고증이나 그런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색하다거나 너무 허접해 보인다거나 하는 부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