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환상에 젖어 이런 저런 서비스를 닥치는대로 이용해 본지도 꽤 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아마 Match.com의 유료 이용권을 끊은 일이 아닌가 싶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안 되어서 내 나름대로 다른 이성을 찾아 보겠단 생각으로 그런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한두번 보고 말았어야 했다. 3일 무료 이용만 했어야 되는데..
사실, 그 무료 체험기간에 일본에 사는 여성과 메일을 한두통 주고 받은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별다른 얘기는 없었지만, 웬지 느낌은 서로 언제라도 서로의 나라에 갈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줬달까? 물론, 단순히 느낌이었을거다. 내가 특별히 일본에 갈 일이 없잖은가!?
아무튼, 그녀에게서 (마지막) 메일을 받았는데 그걸 보기 위해선 유료 회원이어야만 했다. 적잖은 돈이 들기 때문에(한달에 27,500원)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러는 사이에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늦게서야 유료로 전환을 하고 그 메일을 보니
‘전 이제 이곳을 탈퇴할까 합니다. 메일 주소는 .com 이니 이곳으로 메일 주세요.’
라고 적혀 있었다. 왜 메일 주소를 안 적었느냐면 실제로 그 메일에서도 저렇게 나왔기 때문이다. 무슨 얘기냐면 회원들끼리 메일을 주고 받을 때 Match내의 메일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메일은 저렇게 메일 주소를 필터링해 버린다!! 정말 굉장한 상술이다. 덕택에 난 답장을 할 수도 없었고 억울하게 쌩돈만 날렸다… 그 후 돈이 아까워 가끔씩 들어가서 기웃거리긴 했지만, 별다른 소득….. 아니 전혀 소득이 없었다.
수많은 여성들의 사진이 있고 이런저런 프로필들이 적혀 있었지만 나와 맞는 사람인지도 알 수 없었고, 그런 만남을 갖는 것 자체가 좀 웃긴 것 같았다. ‘내 조건은 이렇습니다. 당신은 이런 조건의 사람이었음 좋겠습니다.’ 라는 것 아닌가? 뭐, 자신의 프로필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당당하겠지만, 난 그런 사람이 못 된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이성을 찾고 있습니다.’ 라고 알리고 있지만, 한달 정도 훑어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서울같은 경우 꽤 많은 사람들이 보이긴 했지만, 난 서울에 살지 않으니까 그림의 떡(?) 일뿐이다. 그리고, 난 강남에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Match에서 알았다.
아 한가지 더, 이 사이트는 어떻게 된게 그 흔한 ‘고객센터’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중복 결제가 된 것 같아서 취소를 하려고 ‘관리자에게 문의하기’ 같은 메뉴를 찾아 봤는데, 그런 건 전혀 없다. 덕분에 난 요금통지서가 날아 올 때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_-;
아무튼, 쌩돈을 날린 기분이다. Match.com 을 이용하려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