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2010) 를 보았다.
음.. 이렇게 중구난방인 영화는 오랫만에 봐서 좀 당혹스럽다. 시간 많은 분만 보세요.
주인공은 결국 자신에게 안좋은 기억만을 남긴 그 곳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리고, 펼쳐지는 생일파티. 주인집 딸래미는 어딘가를 바라본다. 마치, 그곳에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혹은, 현재의 상황이 이상하다는듯이. 원작이 워낙 훌륭했으니 원작을 망칠까 하는 걱정이 이런 식으로 표현된 거라면 더 아쉬울 따름이다. 뭔가 이런거 하나 넣어야 메시지를 완성 할 수 있으리라는 친절한 배려가 돋보이지만 글쎄요..
하녀 결말의 의미는... 감독만이 알겠지만 솔직히 난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아니,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해석하건 주인공의 죽음은 허무할 뿐이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나 보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보고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보다 더 비참한 어느 존재를 보면서 말이다. 난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관점인데, 그렇게 들으니 전도연은 완벽한 하녀였다. 관객에게까지 완벽하게 탈탈 수탈당하는 것이다.
신분상승을 꿈꾸던 그녀의 몰락은 이 시대의 또 다른 하녀들에게 던지는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였고, 마지막 장면은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녀가 꿈꾸던 세상이 생각보단 그리 멋지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정도의 효과는 있다고 본다.
이 영화는 메시지부터 생각해서 만든 영화같다. '결국 부자들은 서민들과 다르게 요렇게 잘 살아 가요.'
'근본없는 것들은..' 어쩌구 같은 대사가 관객에게 던질 충격 같은 것은 더 이상 없다. 사실 그런 말 흔해 빠진 말 아닌가. 가장 대표적인 게 '못배워서 그래..' ㅋㅋㅋ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을 고려한다면 못 배웠다는 말은 석사를 기준으로 하나?
- 이정재 피아노 장면은 빼도 될 것 같다. 사실, 럭셔리 라이프 묘사 전체가 다 진부하다 못해 졸리다. ㅎㅎ 밤에 봐서 그런가.
- 영화 보면서 딱 한번 웃은 장면은 다음 장면. ㅋㅋㅋ 웃으라고 넣은 거 아니면 그냥 뺏어야 될 부분인데. 여기서 또 '수행원이 자빠질 뻔 해도 전혀 웃지 않는 부자를 표현했다.' 라고 해석하면 또 할말없지.. ㅋㅋ
201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