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게임은 시작시점과 클리어시점의 차이가 1년이 넘는다.
초반에 조금 해 보고선 '뭐야, 이게 갓오브워 왜 이래?'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대로 봉인... 그러다가, 최근 시간이 좀 있다고 생각해서 맘먹고 시작했다. 그리고, 대략 3일 정도 틈틈히 한 결과 엔딩까지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사실 스토리는 잘 이해가 안 간다. 미드가르드, 오딘, 토르 정도는 대충 뭔지 알겠는데 티르니, 거인족이니, 알프하임이니 하는 이야기는 감도 안 오고 이해도 잘 가지 않았다.
그런 낯선 감정이 아마도 이 게임을 지속하기 힘들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리스, 올림푸스 신들과의 전쟁은 그래도 대충 '아 맞아. 그런 게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북유럽은 생소함 그 자체인 것이다.
허나, 그래도 명색이 갓 오브 워!! 아닌가? 꿋꿋이 참고 해 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 우선 그래픽이 너무 멋있다. 아트워크도 뛰어났을 테지만, 전반적인 디테일이 정말 멋지다. 특히, 북유럽풍의 다양한 문양과 디자인들은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경험이었다. 마치, 볼보 자동차를 탔을 때 받았던 느낌과도 비슷하다. 기존의 것과는 다르고, 재료의 질감이나 디테일이 그 자체로 만족감을 주는 그런 느낌 말이다.
- 음악도 멋지다. 다만, 기존 시리즈들처럼 엄청나게 웅장하고 비장한 영웅적 느낌이라기보단 북유럽 느낌이 녹아있다. 음산한듯 하면서도 서글프고, 맑은 느낌이다.
- 스토리 또한 훌륭하다. 이번엔 아들인 아트레우스와의 관계와 상호작용이 내용 전개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됨으로써 그전엔 없던 디테일한 감정 변화가 돋보인다. 물론, 호불호는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복수의 화신 크레토스가 언제 이렇게 자상했던가?
- 액션의 호쾌함 또한 압권이다. 점프가 사라지니 지면과 단단히 붙어 있게 되었는데, 여기에 도끼가 추가되면서 매우 박력있는 액션으로 변하게 됐다. 즉, 이제는 어지간한 힘 아니고선 날아가질 않는다는 말이다. 이리저리 휙휙 날아다니던 느낌에서 제대로 Z축이 추가된 느낌이라고 할까.. 난 매우 만족스러웠다.
- 갓오브워 답게 체감 로딩도 별로 없는 편이다. 이건 내가 외장 SSD에 설치를 한 영향도 있을듯 싶다.
이렇고 적고 보니, 완벽한 게임같지만 몇가지 소소한 단점도 있긴 하다.
- 몇가지 퍼즐들은 아주 골치가 아프다. 묵직한 동작과 결합되니 막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불쾌함이 몰려서 온다. 이건 참아내는 수 밖에 없다. 초반만 잘 참아내고 퍼즐의 패턴들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중엔 술술 풀린다.
- 후반부에 가면 프레임드랍 현상이 좀 있다. 이건 아마 내가 PS4 슬림버전이라 그럴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 거의 없는 편이라고 봐도 된다.
- 지형에 대한 공간감각이 상당히 떨어진다. 이건 사실 기존 시리즈와의 차이점이라고 봐도 될듯 싶다. 숄더뷰 시점으로 바뀌면서 당연히 발생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 배 타고 다닐 때 조작이 조금 답답하다.
적다 보면 더 나올 것 같은데, 사실 장점에 비하면 사소한 것들이다.
PS4가 있다면 꼭 해야 되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