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미드소마(2019). 죽은 고양이를 보았다.

    미드소마(2019). 죽은 고양이를 보았다.

    얼마전 길을 가다가 산책로 주변에 고양이가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엔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미동도 않는 것이 죽은 것 같았다. 혹시나 싶어서 주변에 있는 막대기를 들어서 건드려 보기로 했다. 막대기를 들면서 왠지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환한 대낮이었고, 고양이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어떤 동물의 죽음이 주는 숙연함과 왠지 모를 고요함. 고양이는 무서웠고 안 봐도 되는 것인데 기어코야 막대를 들어서 죽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본 기분도 비슷하다. 어딘가 불쾌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궁금함. 아마도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든 어떤 힘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안 봤어도 됐을걸 하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