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또 간담회를 하실지 모르니 제목에도 5월 간담회라고 적어 봤다. ㅎㅎ
티스토리가 간담회를 한다는 정보를 접한 건 관리자 화면에서의 한줄 공지였다. 아마 내가 여태까지 본 공지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공지였던 것 같다. 몇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서 글을 쓰면 추첨을 통해서 초청한다는 이야기에 문득 티스토리에 갖고 있던 애증이 밀려 오며 나름 장문의 글을 썼더랬다. 그랬더니, 기분좋게 당첨. ㅋ 아무튼, 아래부터는 간단하게 후기를 올려볼까 한다.
1. 가기 전
우선, 난 대전에 살기 때문에 덜컥 붙어도 내 돈을 들여서 가야 되는가에 대해서 살짝 고민했다. 하다 못해 간식이라도 주겠지 했는데, 뜻밖에도 차비를 지급한다는 공지. 그게 우선 감사했다. 또, 걱정됐던 부분은 내가 과연 그곳에 가서 뭔가를 배우거나 혹은 내 의견을 전달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2. 도착
2시 시작인데 10분 전에 도착을 했다. 다른 분들은 벌써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계신데 혼자 있기가 좀 뻘쭘했다. 근데, 가만 보니 다들 스타벅스를 마시고 있는 게 아닌감. 이분들 전부 된장남, 된장녀였나? 하고 생각이 들 무렵 앞에서 커피를 나눠주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나도 스타벅스 대열에 합류했다. 사은품이 담긴 쇼핑백을 받았는데 쇼핑백이 꽤 커서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3. 2시 티스토리 간담회 시작
티스토리 직원분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다. 주로 '티스토리가 이렇게 바뀔 것이다.' 하는 부분들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별 불만이 없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했다. 티스토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30이라고 한다. 젊은 분들이어서 그런지 확실히 분위기도 편하고 좋았다. 만약, 나이 50쯤 되신 분이 나와서 '에... 저희 티스또리. 아, 티스토리였나요? 하하.' 어쩌고 하셨다면 절반은 나가셨겠지. 스타벅스를 들고 새끼 손가락을 새운 채로.
4. 프리젠테이션
프리젠테이션은 키노트로 진행됐다. 그래서, 마지막에 'One more thing' 을 기대했으나 그런 건 없었다.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내 의견은 괄호 안에 적었다.
- 티스토리 메인 페이지가 개선된다. (누가 tistory.com을 치고 들어가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다음도 메인에 큐레이션을 가미해야 되지 않나 싶은데.. 아무튼, 일단은 환영한다. 유통경로는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 모바일 앱, 모바일 페이지가 개선된다. (모바일 에드센스의 위치가 좀 더 현실적인 위치로 바뀌는 점은 환영. 하지만, 개인적으로 맨 밑에 실시간 이슈 부분은 좀 빼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카테고리 다른 글 보기, 이 블로그 인기 글 보기도 ON/OFF 할 수 있었음 좋겠다.)
- 티스토리 로고가 변경된다. (큰 변화는 없지만 좀 더 깔끔해 져서 보기 좋다.)
- 공감 기능이 생긴다. 다음의 서비스에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왜 하필 이름이 네이버와 같이 '공감' 인지 모르겠다. '동감' 이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웃었다. 분명 다음 내부에서도 네이밍, 투표(?) 방식 등에 대하여 엄청난 고심을 했을 부분일테니 좋은 결과가 나올길 바랄 따름이다.)
- 밀어주기 기능이 생긴다. (후원금 비슷한 건데 있어서 나쁠 건 없지만 분명 잡음이 생길 소지가 많아 보인다.)
- 다음뷰 폐지(다음의 전사적인 부분일테니 별로 할 말은 없다. 이건 네이버 블로거들이 더 항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ㅎㅎ)
5. 조별 회의
네 개의 주제가 주어졌다. 간담회에 왔던 블로거들이 모두 관심있어 할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조별로 나눠서 조금 아쉬웠다. 내가 참여한 주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이었다. 왜냐면 난 특별한 관심사를 갖고 온라인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너무 많다. 그래서 어떤 커뮤니티 활동도 하질 않는다. 이런 내가 커뮤니티 활성 방안에 대해서 생각하다니.
난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일방적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저런 피드백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부차적인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내가 할 말이 있어서 쓰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으려고 쓰는 게 아닌 것이다. 그러니,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이란 건 한층 더 부차적인 부분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대략 1시간 넘게 토론을 했지만 방식도 그렇고 주제도 그렇고 아쉬움이 더 컸다. 하지만, 티스토리의 그러한 노력에 난 박수를 보낸다.
6. 좋았던 점
위에도 적었지만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다. 정성스레 준비한 사은품도 좋았다. 전반적으로 성의가 넘치는 행사였다.
7. 아쉬웠던 점
- 3시간으로 예정됐던 시간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끝날 때쯤 보니 엄청 짧게 느껴졌다.
- 주제별 토론의 경우. 다른 방식으로 대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Q&A 시간을 길게 했다면 더 많은 분들이 더 많은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다른 블로거들을 거의 모른 채로 헤어진 것도 좀 아쉽다.
8. 솔직한 생각
이러쿵 저러쿵 썼고 볼멘소리도 많지만 이것도 다 티스토리가 관심을 가져 주시니 하는 소리일 뿐이다. 사실 블로그 서비스 호스팅은 기본적으로 '개발 + A/S + 사용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의 활성화 노력+생태계 조성' 정도가 해야 하는 일의 알파이자 오메가 일거다. 워드프레스를 호스팅하는 오토매틱은 그걸 잘 하고 있어서 사랑 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포털에 종속적이지 않은 서비스이기에 좀 더 자유롭다.
하지만, 티스토리는 다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토양에선 꽤나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티스토리 유저들의 기대도 크고 실망도 큰 것이다. 그걸 직접 듣고서 개선하시려는 노력 참 보기 좋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안 해줘도 유저들은 별로 할 말이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뿐인거다. 블로거가 벼슬은 아니잖은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줬으면 감사하고 써야 되는거고, 문제가 있다면 안 써도 누가 붙잡지 않는다.
9. 티스토리에 바라는 점
지금처럼 열심히 해 주시길 바래요. 티스토리 잘 쓰고 있습니다. 이번 간담회 정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