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요즘에 찍는 것들은 곤충이다. 건조 표본이라고 해서 말려 놓은 표본들인데, 작은 놈들의 크기는 1mm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니, 현재 가진 5d Mark iii 와 100mm 마크로의 조합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차라리, 크롭 바디이거나 좀 더 짧은 촛점거리를 가진 렌즈가 있으면 좋은데 렌즈값이 한두 푼이 아니니 대안을 고민하다가 알아낸 것이 바로 접사링. 접사 튜브 라고 라고도 부르고 그냥 아래에 보이는 사진처럼 확장 튜브 (Extension Tube) 등으로도 부르는 듯 싶다.
이것 말고도 저렴하게 하려면 접사 필터라는 것도 있는데 화질 저하와 덤으로 주변부 왜곡까지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포기. ㅋ 어차피 내 돈으로 사는 건 아니라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비싸도 좋은 놈을 써 봐야 하는게 인지상정. (그렇다고, 이것도 그렇게 비싼 건 아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KENKO 것을 많이들 쓴다고 하길레, 대전의 캐논 카메라 취급점에 전화를 해서 물어 봤더니 27만원이란다. 접사링이라는 게 렌즈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그저 촛점 거리 좀 짧게 해 주는 것인데 그렇게 비쌀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다른 곳에 전화를 했더니 MATIN 이라는 회사의 제품이 있는데 가격이 1/3 이라고 한다. 심지어 별로 차이도 없단다! 그래서, 직접 구매를 해 왔다.
제품명은 박스에 써진 것처럼 MATIN Ext-68C. 어떤 것들은 AF도 안 된다는데, 이건 버젓이 박스에도 된다고 써 있다. 그리고, 실제로 된다. 그런데, 이런 촬영의 경우 AF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이라는 걸 곧 알게 되었다. AF가 느리기도 할 뿐더러 작은 피사체의 경우는 그냥 카메라를 앞뒤로 움직이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맨위, 맨아래 캡 빼고 나면 세개의 링이 남는다. 12mm, 20mm, 36mm 요게 무슨 의미냐면 요만큼 촛점 거리를 짧게 해 준다는 소리다.
그럼, 대체 얼마나 피사체를 가까이서 찍을 수 있을까!? 100mm 렌즈의 경우 최소 촬영거리가 31cm 라고 한다. 그러니, 100에서 위의 링 세개의 합을 빼면 68mm. 즉, 32mm 렌즈에 버금가는 거리에서 찍을 수 있다. 복잡한 계산은 그만 두고 그냥 절반 이하라고 생각하자. (100mm 렌즈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접사링 내부에는 렌즈 같은 게 전혀 없다. 아래처럼 방부제가 들어있을 뿐이다.
자, 그럼 이 제품에 대한 감상을 정리 해 보자.
장점
1. 촛점 거리 확실히 줄어서 피사체를 더욱 가깝게 찍을 수 있음(단, 화질 저하가 있음)
2. AF가 된다.
3. KEOKO 에 비해서 확실히 싼 가격.
단점
1. 각 링들의 결합력이 매우 약하다. 어느 정도냐면 저 필터의 끝에 렌즈를 끼고 렌즈의 촛점링을 돌렸더니 저 접사링의 결속이 해제된다. 뭔 소리냐면 카메라 렌즈의 촛점링을 돌렸더니 렌즈가 그대로 카메라와 분리되는 느낌. 좀 어이가 없어서 산 곳에 전화했더니 아주 친절하게 원래 그렇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접사링들을 전기 테이프로 붙여놓고 쓴단다. 이런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제품 실제로 사러 가면 직접 돌려 보시기 바랍니다.
2. 내 경우엔 접사링을 2개 이상 끼고 촬영할 경우 중앙에 하얗게 빛샘처럼 보이는 것이 자꾸 찍힌다. 이유는 불명. 산 곳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럴 리가 없단다. 아저씨 환불 해 달라고 안 할테니 걱정 마십쇼. 아무튼, 원인을 도저히 유추 할 수 없어서 그냥 접사링 한개만 사용중, ㅋㅋㅋ
결론
1. 그냥 싼 맛에 렌즈 촛점거리 줄여보고 싶으면 쓰라. 그게 아니라면 쓰지 마라.
2. 제품의 퀄리티는 절대 기대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