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고슬링이 나온다기에 믿고 본 영화!
최근 라라랜드부터 블레이드 러너 2049까지 너무 매력적인 역할을 소화중이죠 ㅎㅎ
영화는 달나라에 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땅에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들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들에게 달나라 도착은 그저 멋진 성공과 아름다운 추억 정도로만 기억되지만, 닐 암스트롱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그 뒤에 감춰져 있던 이야기들을 보여 줍니다.
그간의 SF 영화들은 먼 미래나 혹은 현재를 배경으로 하여 첨단 과학기술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그것들의 동작도 잘 이루어지는 경우들을 보여 주었죠. 하지만, 이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50년 전에 있었던 일을 다루기 때문에 아날로그적이고 어떻게 보면 원시적이기까지 해 보이는 장비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장비들을 보면 마치 오래된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탈 때 느꼈던 공포를 상기시키게 합니다. 가속도나 중력 때문이 아니라 나사가 풀려 버리거나 열차가 탈선할까봐 겁나는 느낌 말이죠. 더군다가 그 이 로켓은 노는 용도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지구를 벗어나 달까지 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우주로 나가는 제미니 8호
처음 닐 암스트롱이 제미니 8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는 장면에선 저 멀리 보이는 아제나 표적기의 로켓만을 보여줍니다. 곧 이어 닐 암스트롱이 우주로 나가는데, 이때엔 로켓의 외부는 전혀 나오지 않고 우주선 내부의 모습만 보여줍니다. 이때 뛰어난 연출로 마치 정말 우주로 나가는 듯한 느낌을 잘 연출했죠. 아주 작은 창을 통해서 바깥의 상황을 본다기 보다 짐작해야 하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후에 아폴로11호가 발사될 때에야 우주선의 외관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며 흔히 보던 방식의 장면들을 보여 줍니다.
마지막에 달에 도착한 후 보이는 장면들도 정말 달에 간듯한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 주었습니다. 닐 암스트롱이 했던 말 "이 첫걸음 한 인간에게 있어서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 있어서 커다른 첫 도약입니다." 라는 말은 이제야 좀 더 와닿게 되었네요.
음악도 전체적으로 영화의 느낌을 잘 이끌어 갑니다. 라라랜드 감독 아니랄까봐 적재적소에서 훌륭한 음악들이 나오며, 달에 도착했을 땐 완벽한 정적을 묘사하여 시각뿐 아니라 음향적으로도 달 체험을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막 스펙타클 하거나 극적이진 않지만 아주 잘 연주된 클래식 곡 같은 느낌입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곡이지만 잘 연주된 버전을 음향 좋은 곳에서 들으면 새삼 감동을 받는 것 처럼요.
재밌는 건 몇년 전 나온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조셉 쿠퍼처럼 딸밖에 모르는 바보였다는 것. 아들들에 대한 애정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있겠네요. 아무래도 미국의 최대 자랑 중 하나인 사건을 다룬 만큼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 즉, 프론티어 정신, 가족애 등이 물씬 풍기는 영화고 완성도도 좋은 만큼 아카데미 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