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 같남? 책을 보고 나서야 뭔지 알았다.
"About all I know is, I sort of miss everybody I told about. ...... It's funny. Don't ever tell anybody anything. If you do, you start missing everybody."
"내가 알고 있는 건, 내가 말했던 모든 사람들이 보고 싶다는 것 뿐. ...... 정말 웃기지.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마. 말을 하게 되면, 모두 그리워 질 테니까."
이 책은 1951년 발표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소설로써 누계판매부수는 6,500만부가 넘는다고 한다. 이 책은 또 존 레논 살해범 마크 채프먼, 케네디 대통령의 살해범 리하비 오즈월드가 즐겨 읽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판매부수를 생각해 보면 이건 GTA를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소리가 아닐까? GTA5는 1억장이 팔렸는데 그 중 2명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그 책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건 내가 올린 유튜브 영상.
아무튼, 이 책은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라는 주인공이 펜시 기숙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3일간 방황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음과 같이 생긴 모자를 쓰고 다니는 녀석인데 생긴 건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키는 185cm 정도에 다소 왜소한 체격을 가졌을 것으로 묘사된다. 스스로는 잘 생겼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딱히 자신감이 있는 것도 아닌 듯 하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 호텔 등을 전전하며 매춘부를 만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 속에서 환멸만을 느낀다.
제목인 '호밀밭의 파수꾼' 은 어른의 단계로 떨어지려 하는 아이들을 잡아서 지켜 주겠다는 순수한 마음의 표현이다.
주인공이 뉴욕의 술집, 호텔, 클럽 등을 돌아 다니며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웃기기도 하고 공감도 가고 안타깝기도 했다. 주인공은 자기가 만나는 사람에 대해서 정말 재밌다고 말하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재밌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느 청소년의 방황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도 30살 무렵에 쓴 것이니 성인이 보기에도 별 무리는 없다. 오히려, 어린 애들이 보면 별로 안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이해를 못 하는 쪽에 가까울 것도 같다. 나처럼 감수성 풍부한 남자 사람은 참 공감이 많이 가는 책일거다. ㅎㅎ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대부분 다 정감가는 캐릭터들이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피비였다. 구글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피비' 를 검색해 봤더니 역시나 여러 사진이 나왔는데, 그중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가장 비슷했던 건 다음 사진.
ㅋㅋ 귀엽네. 엠마 왓슨 옛날 사진이란다.
책을 보면서 두가지 가정을 해 봤는데.
1. 나에게 피비같은 여동생이 있었더라면.
2. 내가 이 책을 고등학생 쯤에 읽었더라면.
이었다. 1번은 그냥 좋았겠다.. 라는 수준이라면 2번은 사실 그때 안 본게 다행같다는 안도감도 든다. 아마 크게 방황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다. ㅎㅎ
이 책을 쓴 샐리저는 엄청난 소설을 썼지만 사생활을 중시한 나머지 외부와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은둔자에 가까운 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의 이런 삶은 ‘한 권의 성공적인 소설을 쓰고 평생을 잠적한 소설가’ 라는 이미지의 전형이 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1989년 케빈 코스터 주연의 영화 ‘꿈의 구장’에 등장하는 은둔 작가는 원작 소설에는 샐린저의 실명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거스 밴 샌트의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의 소설가 포레스터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17년에는 그의 전기 영화인 ‘호밀밭의 반항아’도 개봉했는데, 평가는 그리 좋지 못 한 듯 하다. 한편 그의 아들인 맷 샐린저는 1990년 제작된 캡틴 아메리카의 배우로 등장하기도 했다고 ㅎㅎ
- 이 책 보면서 희한하게 '말죽거리 잔혹사' 가 생각나더라. ㅎㅎ 그러고 보면 말죽거리 잔혹사가 정말 재밌긴 했지. 이 책은 어느 청소년의 상상으로 그친다면, 말죽거리 잔혹사는 주인공이 어려워 하는 일 두가지를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시켜 줬으니까.
- 참, 마지막으로 내가 산 책은 '민음사' 의 것인데 난 책으로 안 읽었다. 민음사 책은 너무 점잖다. 아이패드 전자책으로 볼까 해서 구글링 했다가 txt 문서를 발견했는데, 그게 표현이 훨씬 좋다. 1999년쯤에 어떤 분이 원서 보면서 번역 한거라는데, 원작 느낌이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든다. 공유는 못 하겠지만, 현재 깔끔하게 ePub 포맷으로 변환 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