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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 아직 안 본 사람이 많겠지만 스포일러 따위는 상관 안 하고 쓴다. 어차피, 읽는 사람도 없는걸….
우리들은 살아 가면서 몇번이나 ‘기리기리 기억에 남을 마스터피스’ 를 뽑아낼 수 있을까? 단순히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한두명이 칭찬하고 마는 것도 아닌 알지도 못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일어나서 박수치게 하고 전율하게 하고 하는 그런 것 말이다. 글쎄, 난 아직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있을지도 의문이고.
But,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해 낸다. 재능이 있긴 있었다지만 미칠듯한 연습과 노력과 행운으로 이루지도 않는다. 그냥, 미쳐서. 심지어 영화에선 블랙스완 연기를 잘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조차 거의 없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쿨한 점이 아닌가 싶다. 아주 자연스럽게 미친다. 그래서, 얻어낸 것은 블랙스완의 몸에서 깃털이 자라나는 최고의 연기다. 과연 그녀가 자기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하고, 그 덕에 완벽한 블랙스완을 연기했다면 그녀의 몸에서 깃털이 나올 수 있었을까?
아니다. 결국, 마지막엔 하얀 백조의 모습으로 수줍은 듯 기뻐하는 걸로 마쳐야 한다. 하지만, 미쳤기 때문에 그녀는 몸에서 깃털을 뽑아낸다. 흔하디 흔한 자수성가형 캐릭터가 아닌, 광기 덕분에 순간적으로 모든 걸 해탈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것을 화면으로까지 뽑아내게 된 것이다. 물론, CG기술이 발전도 한 몫 했고. 이 영화가 20년 전에 나왔더라면 그 모습을 이렇게 잘 표현 할 수 있었을까?
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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