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원작이라고 해서 호러를 기대하고 봤으나 매우 잔잔했던 영화.
네명의 친구들이 시체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미국처럼 광활한 토지를 가진 나라에선 먼 길을 떠나는 게 가능할지 모르나, 지금 우리나라 같은 곳에선 모험이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비판적 생각을 들게 했다. 어디 다른 아파트를 탐방가는 게 고작이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쪽팔리지만 언젠가 동네 아는 형을 따라서 한 세네명이서 모험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렇다. 말이 모험이지 위에 써 놓은 것처럼 어디 다른 동에 가서 아파트니 뭐니 기웃거리는 것 뿐이었다. 그 당시엔 아파트란 게 흔치 않았으니까. 쪽팔린 이유는 내가 리더가 아니여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잘 나서는 편은 아니지만 그땐 그랬다. 워낙 불만이 많은 놈이기도 하지만, 그냥 나이로 등급이 정해져 있는 것도 별로 맘에 안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저 좀 유치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이 아이들 참 외로운 녀석들이다. 어떤 어른도 이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뭉쳤다.
원작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원작의 제목 'The body' 를 보건데, 시체라는 게 보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시각과 철부지 아이들의 하룻밤 여행도 굉장한 모험이 될 수도 있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냥 잔잔한 아이들의 성장이야기. 내가 공연한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도 못한 배우들 몇명을 보기도 했다. 존 쿠삭과 키퍼 서덜랜드. 아주 앳되게 나온다.
리버 피닉스는 참 든든한 친구로 나온다. 그리고, 어린애같지 않은 눈빛들. 이때가 15, 16살쯤이었을텐데.
201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