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임권택 감독의 영화중에서 재밌게 본 게 뭐가 있었지? ‘장군의 아들’ 은 재밌게 본 것 같다.
그 외의 영화들은 TV에서 스쳐가듯 본 적은 있어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서편제도 보지 않았으니 뭐..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라고 한다. 2015년 현재 102편의 영화를 만드신 분의 영화이니 재미는 둘째치고 한번쯤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 비슷한 것으로 한 번 보았다. 올레 tv에서 공짜로 볼 수 있기도 했고..
네이버 평점이 6점대이길레 좀 별로인가 싶었는데, 나름 볼만은 했다. 모래시계 + 포레스트 검프 + 범죄와의 전쟁 느낌? 이를테면, 어떠한 사회를 한 인간에 집중하여 보여주는 방식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의 ‘자유시장’ 도 비슷한 영화 아닌가? 그건 안 봐서 모르겠다. 아무튼, 영화 중간중간 시대상을 보여주는 요소들을 배치해 놔서 그 시대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나름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또한, 우리보단 좀 윗 세대들이 가졌을 남자다움 혹은 남자의 인생에 대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몇개의 장점을 제외하면 단점도 꽤 많은데..
1. 액션이 거의 이소룡 시대로 간 느낌. 물론, 그런 화려함 같은 건 없다. 그냥 촌스럽다는 소리지. 비교하면 좀 그렇지만 이 영화가 나온 해(2004)에 트로이, 에비에이터, 이터널 선샤인이 나왔다는 걸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2.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다. 5부작쯤 되는 드라마를 하이라이트만 모아 놓은 느낌. 그래서, 대사들도 꼭 필요한 대사만 남겨둔 느낌. 편집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3. 황당한 엔딩. 실제 인물인냥 묘사하지만 허구의 인물인데다가, 대체 뭐하는 놈인가 하는 의아함만을 남긴다.
4. 김규리의 가슴이 나온다. 허나, 내용 전개상 어떠한 에로틱한 느낌도 없고, 연기에 대한 투혼으로 보기엔 좀 민망한 수준. '그냥 거절하지 그랬나?' 라고 물어도 될 듯. 그런데, 최근작 '화장' 에 전라로 나온다는 걸 보니 이건... 임권택 감독의 개인적 취향아닌가 하는 의심이...
5. 조승우의 노출도 나온다. 이 또한 '니가 연기파면 함 벗어야지??' 하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
6. 시대 때문이긴 하지만 이래저래 일본색이 강하다. 지금보니 포스터도 전형적인 일본 느낌이네.
201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