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보기로 했다. 사실 난 스타워즈의 팬은 아니다. 그냥, 스타워즈를 좋아 해야 미국식 대중문화의 조류를 잘 따르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것 같아 챙겨 보는 것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스타워즈는 나오면 거의 다 챙겨서 봤다. 스타워즈 4,5,6이야 내 세대 영화는 아니라서 1,2,3,7,8,9 는 다 봤고 (저 중 5개를 극장에서 봤던가?) 재작년인가 개봉했던 로그원도 봤다. 뭐 이 정도 봤으면 어떤 영화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스타워즈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뭔가 배경지식이 많아야 되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그래야만 될 것 같다. 더 공부해야 될 것만 같다. 하지만, 잘 따져 보면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오락영화다. 스토리를 비롯한 여러 설정이 사실상 온갖 것들의 잡탕찌개라고 할 만하다. 전세계의 문화에서 이것저것 잘 뽑아서, 미국을 위한 일종의 건국신화를 만들어 낸 셈이다. 전 우주의 다양한 생물체들을 잘 회유하고 이끌어 악의 축을 박살낸다는 설정은 미국 그 자체 아닌가?
뭐, 아무튼 이번 영화는 어땠냐면..
난 개인적으로 아주 맘에 들었다. 우선, 여자 배우의 얼굴이 참 좋다. 영락없는 소년만화 주인공처럼 생겼다. 군살없는 몸매와 진지한 눈빛. 시리즈 전체를 봤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는 서사야 뭐 어떤가? 또 보면 되지.
그리고, 전반적인 화면의 색감이나 디자인이 내 취향이 많다. 딱히 어떤 스타일이라 말하기 힘들지만 멋지다. 어디선가 본 것 같으면서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것들이다.
특히, 스타워즈를 마무리하며 여러 메카닉과 음악들을 적재 적소에 사용한 것은 훌륭한 마무리 아닌가 싶다.
뭐, 같이 간 와이프는 반쯤 졸며 영화를 보긴 했지만 난 좋았다. 이 정도만 만든다면 앞으로 계속 나온다고 해도 봐 줄 용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