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Dell 모니터를 좋아한다. 정말이다. 집에서 트리플 모니터로 쓰고 있다. 비록 고가의 모델들은 아니지만(U2414H) 그래도 이 크기에 이 정도 사양에선 싼 편은 아니니까. ㅎㅎ
아무튼,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서 이번 모니터 구입엔 정말 고민이 많았다. sRGB 색역은 99% 이상 커버해야 하며, Adobe RGB도 어느 정도 커버하고, IPS에 비율도 16:10이 좋을거라고 생각했다. 모니터로 영화를 보려는 게 아니고 사진 작업용이니 기왕이면 세로가 더 큰게 좀 더 편하기 때문이다.
16:10, sRGB 99% 이상, IPS, (기왕이면)피봇&틸트 가능. 뭐 그리 까다로운 요구도 아니다. 이 정도면..
물론, 이보다 비싸고 좋은 모니터도 많았지만 대충 이 정도에서 타협한 것이다.
아무튼, 주문을 했다. Dell 모니터는 집에서도 3대나 쓰고 있으니 당연히 제품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 되었다.
색감? 괜찮았다.
비율? 괜찮았다.
색역? 뭐 안 봐도 sRGB 99% 이상으로 보인다.
화면? 쨍하고 좋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보이시는가? 파란색 면에 하얀 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잘 안 보인다면 아래의 사진을 봐 보자. 같은 웹페이지를 두대의 모니터에 걸쳐서 띄웠다. 같은 파란색인데 왼쪽 모니터에는 수직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른쪽엔 안 보이죠?
처음엔 케이블 이상인가 싶어서 이리저리 바꿔 껴봤는데... 아니다.
나만 예민한건가 싶어서 아내에게 물어보니, 듣고 보니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난 잘 보인다. ㅠ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한두푼 하는 모니터도 아니고, 그냥 인터넷이나 할 것도 아닌데 이대로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판매자에게 문의를 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난 그냥 떼다 팔은거다. Dell에서 직접 연락을 해 봐라. Dell에서 OK 해주면 교환이나 반품을 해 줄 수도 있다. Dell이랑 얘기해라.'
Dell은 공홈에서만 사라던 게 이런 것인가? 아니지. 예전에 언젠가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제품을 공홈을 통해서 교환 받은 적이 있긴 하다. 한 3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제는 Dell과의 상담을 할 시간이다. 전화 통화를 했더니 메일로 문제가 되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과 더불어 외국 포럼에서 이 문제에 대한 말이 나오는 것을 공유 해 주었다.
www.dell.com/community/Monitors/U2421E-light-vertical-lines/td-p/7728562
글 타래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반품 했다는 이야기들이다. 해결책은 없는가보다. 뭐 주사율을 낮추면 덜 보일 수 있다는데 그것도 해결책은 아닌 것 같고..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잘 보이는데, 특정색에서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 문제다. 맨 윗줄 오른쪽에서 3번째 하늘색 사각형을 보면 줄무늬가 보인다. 그리고, 두번째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오렌지색에도 줄무늬가 보인다. 그 바로 윗 칸에도 줄무늬가 보인다.
물론, 내가 예민할 수도 있는 문제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를 못 느낄 수도 있다. 위와 같이 단색면에선 잘 보이지만 일반적인 사진에선 그렇게 티가 나질 않는다. 예를 들면, 위의 하늘색과 비슷한 배경지를 찍은 사진에선 저 선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즉, 해외 포럼의 글을 보고 내린 결론은 '이 제품은 원래 그런 것이다. 당연히 불량도 아니라고 할 것이며 교환이나 환불도 안 될 것이다.' 였다. 그렇게 예상했고 실제로 Dell에서도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했다. 왜? 불량은 아니니까.
이 제품에 대한 리뷰가 너무 없어서 이런 부분은 모르고 구매했지만, 이제라도 이 제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런 특징이 있다는 건 알고 구매했으면 싶어서 이런 글을 남겨 본다. 아, 혹시 이 제품을 Mac에서 사용하면 이런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USB-C를 통해서 맥북의 외장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게 특징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