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교육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일 것으로 추측하는가?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내 경험으로 미뤄 보면 분명히 크진 않다. 왜냐면, 돈을 주고서라도 배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야 시장이 형성되는 것인데, 내가 교육했던 수강생들이 과연 돈을 내더라도 배울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 보면.. 글쎄??
우리는 주로 어느 때 배움에 돈을 쓰는가?
-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경우
- 그것이 나에게 경제적 이득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
- 인생에 큰 변화를 원하는 경우
- 자아 실현을 원하는 경우
- 독학으로 열심히 해 봤지만, 넘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경우
이 정도가 있지 않을까? 미디어 교육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원 같은 경우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미디어를 활용하고, 그것을 통해 자아 실현을 하고, 커리어의 전환 등을 꿈꾸는 사람들의 다양한 수요를 채워줄 교육이 한번에 가능할까? 내 짧지 않은 경험으로 봤을 땐 그냥 불가능하다.
우선 위에 나열한 수강생들의 목표를 봐 보자.
교육을 통해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까?
즐거움을 얻는 방법은 사실 아주 단순하다.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팟캐스트를 청취하기만 하면 된다. 제작을 하려고 하는 순간 숱한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콘텐츠 소비를 통해, 제작 욕구를 어느 정도 받을 순 있으나 그런 정도의 실천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알아서 하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
가령 장사를 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업을 위해 블로그 사용 방법을 익히고, SNS 사용방법을 익혀 사업을 활성화 시키고 싶어 교육을 받으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미 그런 일들을 대행해 주는 회사는 충분히 많다. 식당을 차린 사람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긴 시간을 들여 사진과 sns 활용을 배우려고 할까?
유튜브를 통해서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런 의도로는 대리운전을 하는 것 보다도 효용성이 낮다. 영상을 일주일 걸려서 만들었다고 한들 누가 돈을 주는 게 아니니까.
인생의 큰 변화를 원하는 경우.
우리 모두 변화를 꿈꾼다. 그게 실패로 돌아간다 한들 어쨌든 시도는 해 보고 싶다. 이 때라면 돈을 쓸 용의가 가장 큰 때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예전에 딱 그런 시점에서 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하지만, 절박함이 큰 만큼 교육이 자신의 수준이나 목표에 안 맞는 경우 쉽게 이탈한다. 게다가, 대부분 돈도 안 내는 미디어 센터 등의 교육은 그들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다.
자아 실현을 워하는 경우.
이들은 노력한다. 자신이 못 하는 것이 있더라도, 이해가 안 가더라도 일단은 들어 보려고 한다. 그리고, 결과물이 서툴지라도 무언가 결과물을 도출해 낸다. 그리고, 배운 것은 꼭 써 먹는다. 아마도 교육을 하면서 가장 반가운 수강생이라고 볼 수 있다.
독학으로 열심히 해 봤지만, 넘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경우
이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다. 사실, 나의 교육도 이들을 상정하고 기획한다. '열심히 요리를 해 봤는데, 아무리 해도 맛이 안 나더라.. 너무 답답하다. 누군가가 지름길을 좀 알려 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배움을 얻는다. 애초부터 이들은 자기 주도형 학습자였으며, 내적 동기가 막연한 외적 동기를 앞서는 사람이다.
여러 시간에 걸친 강의를 통해 내가 깨달은 것 들이다. 분명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강사도 있을 것이며, 나도 더 긴 시간을 교육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사이트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보면 '일대 다수의 무료 교육은 효과적이지 않다.' 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