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강의였는가?
강의기관: 충남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교육연수원?
강의 대상: 대전 내 초,중,고 선생님 15명 내외
강의 방식: Zoom을 이용한 원격강의
강의 차수 및 일정: 2시간 2회, 3시간 1회.
본 강의는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의뢰로 진행.
처음 강의 제안을 받았을 땐 좀 당황했다. '와콤 태블릿 강의라니?? 그거 그냥 쓰면서 적응하면 되는건데??' 라고 생각했지만, 나름 나에게도 좋은 공부도 될 것 같아서 수락했다. 나야 벌써 태블릿을 10년 넘게 쓰고 있으니, 이미 적응을 넘어서 장단점도 몸으로 느끼고 있지만 처음 쓸 때의 어색함은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다. 강의를 들으시는 초중고 선생님들은 당연히 익숙하지도 않고 처음 써 보는 것일테니 걱정도 많이 되시겠지..
특히, 수강생들은 태블릿을 안 써본 것도 문제지만, 마침 올해가 안식년이어서 실제로 Zoom 강의를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원격강의를 몇 번 정도씩은 들어 보셨던 것 같지만, 실제로 해 보질 않았으니 분명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래서, 난 와콤 태블릿 뿐만 아니라 줌을 비롯해 OBS, 아이캔노트, 아이캔줌잇, 판서펜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로 했다.
강의를 시작하려니 '혹시, 와콤 원(Wacom One) DTC133W1D 같은 액정 태블릿을 쓰는 분이 있을까 싶어, 부랴부랴 코스트코에 가서 액정 태블릿까지 구매했다. (후기는 다른 글로 남길까 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액정 태블릿을 쓰면 적응에 드는 시간이 거의 제로(0). 뭐, 물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것도 어려울 수 있지만, 내 생각엔 그냥 바로 쓰면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액정 태블릿을 쓰는 선생님은 없으며, 나만 와콤 원을 써 본 것으로 밝혀져 충격!
좌우지간 총 3회로 진행되었고 첫 두 회차는 태블릿 사용방법과 판서를 위주로 진행하고, 마지막 차시는 원격강의에서 신경써야 될 부분들에 대해서 강조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물론, 학교 선생님들과 나는 여러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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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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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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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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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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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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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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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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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지원 혹은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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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지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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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다 말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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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학기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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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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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첨 보는 분들. 대상 파악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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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상. 비교적 잘 아는 대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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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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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로 미디어 교육이나 사용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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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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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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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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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교과서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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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지간 내가 알려드릴 수 있는 선에서 거의 다 알려 드렸다. 나머지는 선생님들이 직접 교육을 진행하며 느끼면 될 부분들이라 생각한다. 나보다 더 많은 시간 오래 가르치셨으니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도 빠르겠지.
또, 사범대학 부설 교육연수원 같은 기관이 있고, 교수자들의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다는 것이 참 좋아 보였다. 나같은 강사들은 어디서 교수 학습능력을 키우기가 힘들다. 그저 경험에 의존해 능력을 늘리고 있는 것인데, 그게 시간도 오래 걸리거니와 점검이 힘들다. 특히나, 나처럼 다른 일과 병행하는 경우엔 스스로를 점검하고 향상하는 시간이 많지 않으리라.
결론
1. 원격강의로 태블릿 교육은 쉽지 않다. 일단 선 그리기 하나만 해도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수강생들이 실제로 그걸 따라하는 걸 봐야 하는데 볼 수가 없다. Zoom 강의를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수강생들이 카메라를 안 켜는 경우도 많고 어떤 피드백 자체가 별로 없다.
2. 역시 수강생들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 안식년 선생님들인줄 모르고 시작했다! 이미 강의를 하고 있으며, 와콤만 접목시키면 되는 줄 알았지.. 수강생에 대한 정보 없이 들어가면 강의 준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3. 전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부분인데, 수강생들이 곧 교수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수자들이 가르칠 과목들이 다르다. 즉, 내가 가르친 지식을 활용해서 각자 다른 내용을 가르치게 된다는 것. 누구는 한문을 가르치고, 누구는 수학을 가르친다. 교수자로서 난 당연히 그런 부분에 대한 안배를 해야 할 것이고, 수강생들은 저마다 배운 걸 바탕으로 '음.. 내 수업에선 이게 유용하겠군?' 이라고 생각해야 좋은 교육이 될거라는 것이다.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컨설팅을 하면 좀 더 쉬울 것 같은데, 그 정도는 뭐 알아서 하시려니... ^^;
4. 강의라는 게 늘 돌발상황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번엔 강의 의뢰기관에 작은 화재가 발생해서 수업 진행에 약간의 어려움이 발생했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두어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잠깐만 뭐가 안 되도 5~10분은 후딱 지나가니 늘 긴장해야 될 일이다.
5. 원격강의를 위해선 늘 좋은 상태의 인터넷 회선을 유지할 것. 이거야 뭐 당연한 거니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려면, 무선 와이파이 보다 안정적인 유선 Lan이 필요하며, 유선 Lan 포트가 있는 PC를 활용하는 게 좋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