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맥용 아이포토' 라고 해 놔서 혹시 윈도우용도 있을까 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말씀드리는데, 윈도우용은 없심니다.
맥을 사면서 가장 기대했던 프로그램들은 바로 '아이포토(iPhoto)' 와 '어패쳐(Aperture)' 였다.
왜냐면, 윈도우용 사진관리 혹은 편집 프로그램 중 유명한 것은 거의 다 써 봤다고 생각하는데, 맥의 프로그램은 다뤄보질 못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은 많은 부분이 직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이라 컴퓨터를 처음 써 보는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결국 난 맥을 샀고 그 프로그램들을 써봐야만 한다는 오랜 숙원을 해결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iPhoto는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었을까?
여러 면에서 간단하게 적어 볼까 한다. 좋다 나쁘다는 여러분이 판단하시길.
1. 난 온라인으로 포토북이나 달력 등을 만들어 주는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일하며 늘 했던 생각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포토북을 만들 때 좀 더 간편하고 편리하고 쉬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면, 당연히 포토북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간편하고 편리해야 한다. 그래서, 포토북을 만드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직접 포토북을 만들어 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진이나 컴퓨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넘을 수 없는 큰 벽이 있는 것 같았다. 가령,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는 것부터 막히는 사람도 있고, 어렵사리 컴퓨터에 옮겼다고 해도 이것들을 어딘가에 업로드하고 해당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약간의 숙련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포토는 어떤가. 컴퓨터에 기본으로 설치된 프로그램이어서 사진을 컴퓨터로 옮길 줄만 안다면 사진을 보고 관리하는 데 유용하며, 그 프로그램에서 자체적으로 포토북을 만들 수가 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런 일 안 하게 생긴 애플에서 직접 제작한다. 포토북에 다음과 같이 애플로고가 새겨져서 오는 것이다. 애플의 제품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품질에 대해선 크게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아이포토를 사용하여 포토북을 만들고 직접 받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아쉽게도 한국에선 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나라는 일본이니 정 해 보고 싶은 분들은 일본에서 주문하면 될 듯 하다. ㅋㅋ 언젠가 한국에서도 애플의 포토북을 받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때가 과연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Add.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던가? 해외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면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http://www.westneast.co.kr/121
가격은 결코 싸다고 할 수 없지만, 포토북이라는 게 만드는 빈도가 그렇게 잦지 않다는 걸 감안한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된다.
2. 맥을 사용하게 되면서 편한 듯 하면서 뭔가 적응 안되는 점이 한가지 있었는데, 맥은 윈도우처럼 어떤 파일의 위치를 사용자가 거의 정하는 식이 아니라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개별로 라이브러리를 형성하고 그 속에 '알아서' 다 정해주는 식이라는 것이다. 가령, 윈도우에선 카메라의 사진을 '내 문서-내 그림-물놀이' 라는 식으로 지정을 해 주고 그곳에 파일이 저장되어 필요하면 언제든 그 파일을 복제하든 삭제하든 하는 것이 가능한데 맥의 경우는 '사진-아이포토의 라이브러리' 에 사진이 몽땅 들어가고 그것을 아이포토에서 찾아내어 직접 '물놀이' 라는 앨범을 만드는 식인 것이다.
내가 쓰는 아이폰4S의 사진을 맥에 옮길 땐 아이포토의 자동 가져오기 기능을 활용하곤 하는데, 사진이 많아지니 당최 관리가 안 된다. 사진을 옮길 때마다 '이건 언제 찍은 사진이고, 이날은 뭘 한 날이었지' 하는 등의 작업을 하는 건 매우 번거로운 일이니 자연스레 안 한 것인데 그렇게 몽땅 '옮겨놓고 보자' 하다 보니 용량은 많이 차지하면서도 관리는 안 되는 묘한 상황이 생긴 것이다. 사진을 컴퓨터에 옮겼으면 사진용량 만큼만 하드를 차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사진의 용량+사진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라이브러리의 용량+ 기타 썸네일에 사용된 용량' 까지 추가로 청구되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 사진들이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이 사진들을 외장 하드에 옮기거나, 용량 큰 나의 윈도우 데스크탑에 옮기는 방법도 잘 모르겠다. 물론, 익숙함의 차이가 주는 부분이려니 생각하긴 하지만 아이포토를 사용하시려거든 사진의 용량만큼만 하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이것도 물론 내가 몰라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다.
3. 사진 보정 기능이 그리 많진 않다. 포토샵 수준을 기대한다면 절대 안 되고 윈도우7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포토갤러리 수준을 생각하면 된다. 포토갤러리는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는데 사진의 밝기를 조절한다거나 회전시키는 등의 기본 작업을 할 땐 나쁘지 않은 툴이다.
4. 페이스북이나 플리커에 올릴 땐 분명 편리하다. 아이포토 내에서 사진에 인물태그를 하거나 태그를 입력하고 업로드하면 매끄럽게 업로드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에겐 매우 유용 할 듯 싶다.
5. 얼굴 인식 수준은 나쁘지 않다. 좋다고도 할 수 없으나 나쁘진 않다. 얼굴 인식 기능의 좋고 나쁨은 내가 찍은 사진 속에서 특정 인물의 얼굴에 대해서 '이건 아무개요' 라고 입력하면 그 뒤부터는 그 얼굴을 바탕으로 새로 추가된 사진에서 '이거 아무개 사진 같은데 맞소?' 라는 제안을 높은 확률로 맞추는 것과 사진에 보이는 사람 얼굴 비슷한 것은 다 사람으로 인식하고 '이게 사람이 맞소?' 라는 제안을 잘 하는 것 두가지로 평가 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