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00% 실화이며 혹시나 진지하게 피라미드 혹은 다단계 판매라 부르는 업체에 취업하실 분들, 어느날 갑자기 생각지도 않던 사람이 솔깃한 제의를 했는데 그 저의를 잘 모르겠다는 분들. 이런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자 적어두는 것입니다.
때는 1999년. 대학에 입학한 나는 1학기부터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방학이 됐을 무렵 우리 학과의 여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물론, ‘뜬금없이’,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안 하던 애가’.
친구 : 야. 잘 지냈어? 내가 이번에 서울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이 회사가 리더쉽 교육 같은 걸 하는 회사야. 너 혹시 이번 방학에 ‘리더쉽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 에 참여해 보지 않을래? 니가 1학교 때 과대표였잖아? 이게 전국 각지에서 각 대학의 과대표들을 부르는거야. 그러니까, 뭐 여자도 많고.. 즐거운 시간이 될거야. 제주도로 일주일 갔다 오는거고. 물론, 공짜지~!
때마침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생각을 했던 나는 약간의 고민을 한 뒤 가겠노라고 대답을 했다. 공짜로 제주도도 보내주고 여학생들도 많이 온다니! 난, 몇일 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싸서 출발을 했다. 그 회사는 서울에 있는데, 일단 그곳에 모여서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간다는 것이다. 엄청 덥던 그 여름날. 난, 서울에 도착해서 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친구는 마중을 나왔다. 친구와 함께 그 회사로 가는 길에 친구가 나에게 얼마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 : ‘글쎄? 몇만원 정도 있는데? 왜?’
친구 : ‘돈 있으면 일단 나 좀 빌려줘라. 회사 들어가서 줄께.’
나 : ‘헐.. 왜.. 알았어.’
그렇게, 가진 돈의 전부를 건네고 나니 나에겐 남은 돈이 없게 됐다. 한마디로 말해서 집으로 돌아갈 차비가 없어졌다. 그리고선, 그 친구가 일하는 회사에 도착했다. 회사에 들어가려는데 친구가 물었다.
친구 : ‘야. 가방 무겁지. 나한테 맡겨둬.’
나 : ‘아니, 괜찮은데? 이거 별로 안 무거워.’
친구 : ‘아니야. 맡겨놔.’
나 : ‘아니, 괜찮데두.. 어어~~?’
그렇게 가방을 맡겼다. 아니, 정확히는 뺏겼다. 이제 나는 집에 가려거든 가방을 찾아서 가던가 몸만 가야 했다. 내 친구는 그 가방을 어느 조그마한 창고 같은 곳에 넣었는데, 그곳엔 가방이 정말 많았다. 정말 많았다.
가방을 맡기고 나니 친구는 나에게 어떤 문을 열고 들어가란다. 그곳이 교육장인데 그곳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수백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서 교육인지 뭔지를 듣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표정은 대부분 ‘의아함’ + ‘불쾌함’ + ‘혼란스러움’ 등이 혼재된 표정이었다. 난, 그 무리속에 자리를 잡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듣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지금 여러분 어리둥절 하시죠? 다 그러실 겁니다. 저희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하지만, 여러분을 데려온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어떤 사람이죠? 예.. 그렇습니다. 소중한 친구, 소중한 가족 들일 것입니다. 왜 여러분을 불렀을까요? 예. 그렇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 만약 큰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일거리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을 데리고 오시겠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이죠.”
이렇게 서두를 열며 시작된 이야기에서 진행자는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렸는데, 맨 처음엔 그저 점 한개였다. 그 점은 화이트보드의 상단에 위치해 있었다. 그는 그 점에서 선 몇개를 아래로 그었다. 그렇게, 생겨난 몇개의 점에서 또 다시 몇개의 선을 또 아래로 내려 긋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 그림은 화이트보드의 최상단부터 최하단까지 이어진 찬란한 피라미드 형태의 그림이 되었다. 그 그림과 더불어 다이아몬드, 실버 같은 금속에나 쓸법한 단어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수학이 약해서인지 난 그 사람이 말하는 숫자의 증식이 전혀 와닿지가 않았는데, 몇몇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 하며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강의를 몇시간 듣고 나니 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자, 여러분. 오래 앉아 계시니까 허리가 아프시죠? 아프실 겁니다. 자, 여러분 앞에 계신분의 어깨를 주물러 주세요~~. 두들기고 주무르시고~~~ 자 이번엔 뒤로 돌아보실까요? 뒤에 계신분을 주물러 주세요~~ 자~ 이번엔 오른쪽~~~ 자~ 이번엔 왼쪽~~~~~"
난,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내 어깨를 주물러 주는 느낌에 야릇함을 느끼기도 했고, 모르는 여자의 어깨를 주무르며 최대한 시원하게 해 주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어깨도 주무르고 강의하는 사람의 말을 열심히 듣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우르르 몰려 나가는 사람들. 그 일대가 그 회사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때 뭘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도 꽤나 싼 메뉴였던 것 같다. 그들 생활의 주된 모토는 ‘한방을 위한 절약의 생활화’ 였달까?
점심을 먹고 오후 강의를 듣기 위해 가보니 식곤증은 쏟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조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때쯤 사회자가 잠을 깨기 위한 행동을 하자고 한 것 같은데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친구는 그날 내가 틈틈히 묻는 말에도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나를 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를 물어 보려고 하면 다른 사람을 데려오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칠 때쯤 사회자가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고 어리둥절하시죠? 하지만, 오늘 집에 돌아 가셔서(집의 정체가 뭔지는 상상도 못 하던 상황) 친구들과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다 보면 여러분도 왜 여러분의 친구가 굳이 여러분! 예, 그렇습니다. 여러분! 을 이곳에 모시고 왔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저녁 반찬은 맛있는 삼계탕과 갈비입니다. 기대되시죠? 예!!?”
그딴 소리와 함께 종례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게 됐다. 그 집이라는 곳은 서울의 최외곽(아마도 경기도 변방쯤 됐던 것 같다. 버스를 타고 한시간 반 정도는 달린 거 같으니까)이었는데, 다세대 연립 주택이었다. 그 집에 들어가고 보니 사람이 꽤 많았다. 방이 두개이고 여자방, 남자방으로 분리 되어 있었는데 각 방에는 거의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숙식을 했다. 도합 20여명.
그 사람들이 다 씻을 때가 되니 이건 뭐… 난 생전 처음보는 사람과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사람은 어떤 튜브에서(난, 당연히 치약이겠거니 했다) 치약을 짜서는 이를 닦고 있었다. 나도 그걸 빌려서 닦았는데 무슨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이를 닦다가 난 놀라운 광경을 봤다. 그 사람이 그 치약을 짜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 것이다. 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나 : “아니, 그거 치약 아니었어요?”
남자 : “아하~ 이거요. 이게 우리 회사 상품이에요. 이게 바이오 나노(머시깽이. 잘 기억 안 남) 제품인데 온 몸에 사용할 수 있는 거에요. 몇일만 써 보시면 효과 확실히 보실껄요? 와하하.” 라고 말하며 머리를 열심히 감는 그의 바싹 마른 몸매는 등줄기의 척추뼈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드디어, 기대하고 고대하던 ‘삼계탕과 갈비’. 기대어린 눈으로 식탁을 보니 ‘이건 뭥미!’
삼계탕이라 부르는 국물은 마치 계란탕처럼 보였고, 갈비라 부르는 음식은 햄 한덩어리를수천조각으로 분해해 놓은 것만 같았다.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계란탕이 삼계탕!? 그러나, 나의 눈은 정확했다. 그것은 계란탕(포장마차의 그 계란탕이 아니라, 물에 계란 푼 거임)과 햄이었다. ‘속은 내가 병신이지..’ 라는 생각에 아무 소리도 못 하고 주는 대로 밥을 먹었다.
밥을 먹었으니 물을 마셔야지.. 근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물이 없고 냉동실에만 물이 있었다. 물은 좀 큰 플라스틱 투명용기에 얼려져 있었다. 시원하겠거니하고 마시려고 따르려는데 물 속에 하얀색 헝겊같은 것이 보였다. 웬 물속에 헝겊이 있나 싶어서 ‘이거 뭐에요?’ 하고 물어 보니 그건 ‘팬티’ 였다!! 난 기겁을 했다. 그 사람은 한번도 안 입은 팬티라며 날 안심시켰다. 그래.. 한번도 안 입은 팬티라면 뭐 그냥 천조각이나 다름없으니 몸에 이상은 없겠지 싶었지만, 당최 그게 왜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어보니 그 팬티는 보통 팬티가 아니었다. 물 속에 담궈두면 물이 육각수로 변하는 팬티인 것이다. 음이온인지 나발인지가 방출되기 때문에 입고 있으면 몸에 좋고, 물에 담궈서 먹으면 물조차도 육각수로 변한댄다. 난, 그 이후로 그보다 더한 웰빙 팬티는 보질 못 했다.
자! 밥을 먹었으니 이제는 즐거운 레크레이션 시간! TV에서 본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로 그곳에선 레크레이션을 한다. 그리고, 놀랍도록 즐겁다. 사지 멀쩡한 젊은 남녀들이 한 방에 어울려 술도 없이 맨정신으로 공공칠 같은 게임을 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사실, 지금 같이 이성을 만날 자리가 드물어진 내 나이엔 돈을 주고 참석하라고 해도 할지 모르겠다.
그때 날 불렀던 친구는 나 말고도 두명의 친구(둘다 여자)를 불렀었는데, 그 친구중 한명이 꽤 예뻐 보였다. 그 한가지 팩트(사실, 요소)는 내게 ‘이곳을 떠나야 한다’ 와 ‘그녀를 같이 데리고 탈출해야 한다’ 라는 딜레마를 안겨 주었고, 난 그것 때문에 일주일을 그곳에 머물게 된다. (이런 미친놈… ㅠㅠ)
그렇게 몇 시간여를 놀다 보니 어느덧 밤은 깊어가고.. 숙소에는 밤이 깊어 가고…
자! 새 아침이 밝았다. 새벽 다섯시에 밝았다. 이 정신나간 인간들은 소득도 없는 짓을 하려고 새벽부터 그 난리 법석을 떨고 있었다. 하긴, 다른 건 몰라도 그 근면한 태도 하나는 높이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나에게 오늘부턴 회사의 소속원이니 양복을 입고 갈것을 권유했다. 물론, 나에겐 양복이 없었다. 내가 온 곳은 ‘리더쉽 양성을 위한 전국 과대표 학생들의 제주도 행 캠프’ 였으니까.
난, 옷걸이에 걸린 셔츠와 정장 바지를 아무렇게나 입고 집을 나섰다. 그 어리던 그 시절엔 양복을 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묘하게 흥분되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 옷들은 나 이전에 왔다가 도망간 사람들의 옷이였으리라~. 난, 그렇게 양복을 입고 새벽 공기를 마시며 회사로 가는 내 자신을 보며 대견함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일과가 일주일간 지속되었다. 그 와중에는 나같이 속아서 오게 된 어떤 사람이 자신을 속인 친구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호소한 일이 있었다.
속은자 : ‘난, 너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어!’
속인이 : 묵묵부답…
그 친구는 그렇게 울부 짖으며(정말로 울었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또, 주중에 한번은 회식이란 걸 해서 우리 숙소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숙소에 놀러 간 일이 있다. 젊은 남녀들이 모였으니 모임은 나름 즐거웠고 술도 한두잔 걸치게 되니 그 속에서 사랑이 싹튼다 해도 이상할 건 없어 보였다. 물론, 실제로도 그 회사를 통해서 엮여진 커플도 있었다. 술이 들어가고 하니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대부분은 이런 내용이었다.
‘우리 어머니가 아프셔…. ㅠㅠ 난 큰 돈을 벌거야. 꼭 성공할꺼야.’
‘돈이 없어서!!! ㅠㅠ 돈이 없어서 여자 친구와 헤어져 본 적이 있으십니까… (말을 못 잇는다).’
‘우리 집은 사실 복잡해.. 이혼에 뭐에…’
저런 신세한탄을 들으면서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다른 데서 벌어도 되잖아.’ 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는 부류도 있을테고, 개중엔 ‘맞아 맞아. 우리 집도 그래.. 나도 꼭 성공하겠어..’ 라며 사업에 참여하려는 의욕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금요일 밤엔 속인 사람들과 속은 사람들이 짝짝을 져서 곳곳으로 사라졌다. 사업을 할지 말지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그날 친구와 함께 치킨을 먹었는데 그 치킨은 내 돈으로 먹는 것이었다. 난 그 친구에게 ‘이런 곳에 불러주다니 고맙긴 고맙다… 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줄줄은 몰랐어…’ 라는 헛소리들을 지껄였던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과 더불어 일주일이 지나고 어느덧 토요일이 왔다. 그 날은 그 회사의 최고위자. 쉽게 말해서,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이 등장을 했다. 직함이 뭐래더라.. 로열 크라운인지 뭔지.. 그 사람의 이력도 유별났다. TV에서 나오는 ‘성공시대’ 에 나오는 사람들도 보면 꽤 많은 일화들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은 무슨 고층 빌딩 닦는 일을 했는데, 줄 하나에 의지해서 수십미터 상공에 매달려 있는 기분에 대한 얘기와 당연히 나올 법한 이야기. 즉,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아찔했던 일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분의 선택만이 남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내가 갔던 곳은 그나마 신사적인 편이었던 것 같다. 어떤 곳들은 강제로 붙잡아 두는 곳도 있다던데, 내가 갔던 곳은 가려고만 하면 첫날도 갈 수 있었다. 그런 얘기들을 하고 나서 그는 일주일간의 피로를 날리자며 노래방 기계를 밀고 왔다. 아.. 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그는 자신이 먼저 한곡 뽑겠다며 ‘벅’ 의 ‘맨발의 청춘’ 을 불렀다. 가사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다 할 빽도 비전도 지금 당장은 없고 젊은 것 빼면 시체지만 난 꿈이 있어~’ 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맨발에 땀이 나도록 뛰면 성공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고 있었다. 물론, 이 회사에서 맨발에 땀나도록 뛰는 행위는 열심히 전화번호를 뒤적거려서 또 하나의 희생양을 낳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사람들은 모두 신나게 열창을 했다.
그 꼭짓점(피라미드의 정점)은 자신이 노래를 불렀으니 여러분 중에 한분도 불러 보라며 지원자를 받았다.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흥겨워진 분위기를 맞춰야 하는건지 아닌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지원자가 한명 일어섰다. 바로 나였다… 난, 앞으로 나가서 다시 한번 신나게 ‘맨발의 청춘’ 을 불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도 꽤 적극적이었나 보다.
그렇게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토요일이니만큼 12시경에 일과가 끝났다. 난, 친구에게 차비를 빌리며 ‘다시 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라고 말을 하고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다신 올라가지 않았다…
Epilogue.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다지 나쁜 경험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 눈물을 흘리며 ‘돈이 없어서 애인을 못 만나 본 설움..’ 어쩌고 한 사람 덕택에 연애엔 돈도 좀 필요하다는 걸 알았고, 양복입고 회사 출근한다고 무조건 멋진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인간군상을 만났던 그 경험은 나에게 꽤나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때 날 속였던 그년은 지금 어디서 뭘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