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이라는 이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가? 난 낯설다. 근데, 이 분이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소설을 썼다고 한다. 어라, 그 유명한 소설들을? 이 분은 어려서부터 몸이 병약하여 모험을 동경했기 때문에 보물섬 같은 책을 썼다고도 한다. 이 사람에 대해서 좀 찾아 보니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친하게 지낸 이웃집 꼬마 여자아이가 자신은 생일이 2월 29일이라 4년에 1번씩만 생일이 온다고 슬퍼하자 웃으면서 이 아저씬 다 컸으니까 내 생일인 11월 13일을 대신 네 생일로 주고 내가 2월 29일 생일을 맞이하겠다는 글을 써서 주었다고 한다. 아이는 물론 기뻐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가? 말이라도 말이지..
아무튼, 자살클럽이라는 이 책은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에 포함된 것으로 크레마 사운드를 살 때 같이 e-book으로 구매했다. 현재 진행률은 1/180.....
이 책은 제목이기도 한 '자살클럽(1878)' 을 포함하여 '시체 도둑(1884)', '말트루아 경의 대문(1878)', '병 속의 악마(1891)'. 총 4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자살클럽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저 클럽은 자살을 하려고 모인 사람들이긴 한데 '다 같이 함께 죽읍시다' 가 아니라 일단 멤버로 가입하고 때가 되면 일정한 방식으로 죽을 사람을 고르는 방식이다. 즉, 러시안 룰렛과 좀 비슷한데 그 사건을 관찰하는 화자는 한 나라의 왕이고, 그의 곁에는 충실한 가신이 한명 있다. 모험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 사건에까지 말려들게 된 것인데, 이야기가 제법 쫄깃하다. 죠죠의 기묘한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느낌.
시체 도둑은 옛날에 의술 발달을 위해 한창 시체가 필요하던 시기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무덤에서 시체를 파내서 해부학 용도로 갖다 팔다가 나중에는 살인까지 했다는 이야기인데, 도입부부터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방식이 맘에 든다.
말트루아 경의 대문은 환상특급 같은 묘하면서도 음험한 기운을 풍기며, 병 속의 악마는 흥미로운 소재와 이국적인 느낌을 풍겨서 또 괜찮았다.
자살클럽, 시체도둑, 말트루아 경의 대문 은 읽다 보면 그 당시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그 느낌은 PS4용 게임 블러드본을 연상시킨다. 아니, 블러드본을 해 봤기 때문에 그 모습이 더 잘 그려지는 지도 모른다.
Bloodborne - PS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