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밌게 읽은 책에 아무런 리뷰도 남기지 않은 것은 왜일까? 아마 내가 뭔가를 적고 다루기엔 내용이 워낙 어렵다고 생각해서겠지..
우선 이 책은 재밌다. 사실상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본 책인데 (알고 있던 거라곤 숀 코네리가 수도사 옷을 입고 다니는 sd급 화질의 영상 느낌 뿐) 그래서인지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은 12~13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물이다. 또한, 픽션이다. 책의 서두에 움베르트 에코가 이 역사적 사건이 담긴 책을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고, 어렵사리 이 이야기가 사실인 것을 확인 해냈다고 하는데 그게 거짓이라는 걸 꽤 나중에 알았다.
하지만, 픽션이라고 해도 실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사극 추리물인데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등장시켰다고 하면 될라나. 허구적 인물들도 꽤 캐릭터들이 훌륭해서 이야기 진행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중세 수도원의 생활, 교황과 황제의 대립, 프란체스코파 같은 사실들이 참 흥미진진하다. 여기에 움베르트 에코의 백과사전급 지식이 맞물려서 모처럼 뇌가 즐거운 책이었다고나 할까?
어딘지 다빈치 코드를 쓴 댄 브라운이 연상되지만 이게 한참 전 책인데다가 지식의 깊이로 봐도 사실 넘사벽이다.
숀 코네리가 영화판의 주인공이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 자꾸 영국의 윌리엄에게 숀 코네리가 오버랩 되었고 심지어 어딘가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숀 코네리의 이미지는 나쁠 게 없었다.
책을 보면서 좀 어려웠던 게 있다면 대부분의 용어가 거의 불교 용어를 따 와서 오히려 상상과 잘 매치가 안 되었던 것, 원작 자체가 오래된 중세 언어일테니 번역 또한 지금은 매우 생소한 고풍스러운 한글이라는 점, 교회의 구조가 쉽게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던 점 등을 제외하면... (더럽게 많군) .. 재미의 측면에선 아주 좋았다.
오랫만에 아주 꽤 긴 소설을 읽었다. 역시 이번에도 크레마 사운드로 봤는데 종이책보다 좋은 것인지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가령, 책은 보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재빠르게 뒤로 가서 내용을 확인하면 되는데 이북리더는 검색이 됨에도 무언가를 찾기가 더 어렵다는 점(하드웨어의 굼뜸도 한 몫 한다)은 좀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다. 사실 눈만 크게 안 피로하다면 태블릿이 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