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전용 리더는 처음 사 보는 것이라 다른 것과 비교는 불가능하고 구매하기 전에 걱정했던 부분과 실제로 받아 보고 느낀 점 위주로 적어볼까 한다. 전자책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도 없고 편파적일 수도 있으니, 더욱 많은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http://blog.naver.com/hendong2 <- 요런 분 블로그에서 좋은 정보를 얻으시기 바란다.
사기 전에는 리디북스 페이퍼, 페이퍼 라이트(일명 리페라), 킨들 같은 것들도 후보 선상에 올렸었으나 킨들은 애물단지 될 것 같아서 애시당초 포기. 리디북스 페이퍼는 대부분 사람들이 마감을 문제 삼기도 하거니와 리디북스 보다는 알라딘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크레마 사운드로 결정했다.
구매 전 걱정했던 부분들
1. 우선 해상도가 마음에 걸렸다. 크레마 사운드의 해상도는 212ppi 다. 1인치 길이의 선을 주욱 그으면 점이 212개 사용된다는 말인데, 이게 참 애매했다. 크레마 카르타의 300ppi는 일반적으로 종이책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가독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212는 그에 비하면 2/3 정도 아닌가? 그래서, 일단은 직접 볼 수 있다면 보는 걸 권한다. 하지만, 나처럼 지방에 살아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 별 수 없다. 나처럼 지르고 보는거다. 막상 지르고 보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수준이다. 집중해서 몇장 읽다 보면 별 느낌이 없어진다. 이래저래 디스플레이가 달린 기기를 여러대 보유하고 있는데 그것들 대부분이 고해상도 제품이고, 나름 디지털 이미지에 지식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선명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욕심은 버리기 힘들었지만 크레마 카르타와의 가격 차이가 51,000 원이므로 '일단' 이라는 생각으로 이걸 골랐다.
2. 이건 좀 더 근원적인 문제인데 집에 안 읽은 종이책이 수두룩한데 그거부터 읽어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걱정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어디 좀 멀리 갈 때는 가방에서 가방 먼저 빼게 되는 게 종이책인 경우가 많더라는 생각에 포켓북 사이즈라면 좀 더 독서량을 늘릴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럼, 핸드폰으로는 왜 안 보는 거냐.. 라는 질문이 꼬리를 잇는다..)
3. 크레마 카르타 보다 어떤 점이 나을까? 하는 점에서도 고민을 했다. 차이점은 명료하다. 해상도가 떨어지고, 물리 버튼이 달렸으며, 제품 색상이 흰색이면서, 가격이 5만원 가량 싸다. 해상도만 포기하면 얻는 기능이 세개나 된다. 뭐, 배터리가 좀 적다는 이야기도 있다만 일단은 책을 읽어야 문제가 되는 부분이니 전자책 리더를 사 보고 판단해도 될 것 같았다.
구매후 드는 생각들
- 한번쯤 사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E-ink는 확실히 재밌는 부분이 있다. 화면에 그림이 한장 계속 떠 있는데 배터리가 달지 않는다. 디스플레이에 뭔가를 보여주는데 전력 사용이 없다니 신선하지 않은가? 그리고, 정말 종이같다는 느낌이 든다.
- 이걸로 PDF나 뭔가 다양한 작업을 해야 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아 보인다. 일단, 느리다. 기계 자체도 느리지만 E-잉크의 변환 속도는 빠른 검색이나 다양한 인풋을 힘들게 한다. 나에겐 소니 엑스페리아 Z3 Table Compact 가 있는데, 둘이서 묘하게 상보 작용을 한다. 소니는 이것저것 다 되지만 눈이 아프고 집중이 안 되는 반면 크레마 사운드는 뭔가를 읽는 데만 집중하게 한다. 물론, 아직 읽은 책은 없다.
- 물리 버튼이 맘에 든다. 리페라 물리버튼이 그렇게 안 좋다는 말이 많던데, 이 제품은 그 점에서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버튼 느낌도 좋고 잘 반응한다.
- 알고는 있었지만, 안드로이드 기반이라는 게 새삼스럽다.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용 만화책 어플이 깔린다. 안드로이드용으로 출시된 다른 전자책 리더 어플을 설치해서 쓰는 '열린 서재' 기능에 만화책 어플도 설치 할 수 있다. 즉, jpg로 스캔된 만화책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가 쓴 건 Perfect Viewer 라는 어플인데 설정에서 물리키도 작동하게 만들 수 있다. 정리하면 만화책 어플 깔아서 스캔된 만화책 보면서 물리버튼도 사용 가능하다.
- TTS 기능은 안 써봤다. 별로 관심도 없다.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아,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TTS를 작동시키면 갑자기 종이가 미친듯이 넘어가기 시작한다. 왜일까. 누구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좀.. (2017/02/07 이유는 모르겠으나 고쳐짐)
- 배터리는 얼마나 가는지 아직 정확히 모르겠는데, 자기 전에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다음날 일어나서 봤더니 그대로였다. 물론, 화면은 켜지 않았다. 대략 6시간동안 대기전력이 0 이었다는 점이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