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무슨 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브래드 피트가 나온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했던 영화.
막상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주변에 거의-전혀- 없어서 안 보고 있다가 오늘 보게 됐다. 뭐,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집에서. 후후.
보기 전엔 브래드 피트 특유의 매력이 또 한번 이 영화를 끌고 가나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물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중에선 가장 유명한 배우긴 하지만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다.
제목처럼 성경에 등장하는 바벨탑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은데, 바벨탑은 하늘까지 쌓으려던 인간의 욕심을 벌하며 신이 무너뜨리고 인간의 언어를 여러가지로 분리시켜 버린 일의 상징이다. 그래서, 인간의 언어는 여러개가 됐다는 것이다. 사투리? 그런 건 인간이 만든거다.
뭐, 아무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데에서 오는 고통을 다룬 내용이다. 해결 방책을 보여 주기 보단 있는 그대로 그렸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어설프게 권선징악적이고 교과서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영화에 가장 질렸을 게 평론가들 아니겠는가.
주제가 ‘의사소통의 부재’ 가 가져다 준 인간의 고통 같은 거라는데 영화를 보면 상당히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어서 별로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브래드 피트의 아내가 총을 맞아 의사를 불러 오지만 말이 안 통해 답답해 하는 장면이나, 일본 이야기의 주인공 여고생은 아주 벙어리라는 점에서 말이다.
영화가 상당히 짜임새 있어서 ‘이게 뭐야~ 엉성하잖아!’ 소리는 안 나올 법 하게 잘 만들었다. 굳이 있다면 ‘모로코에서 총 한자루를 선물한 일본인’ 이라는 설정이 좀 억지스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산티아고 역으로 나왔던 젊은 청년이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 에서 체 게바라 역할을 했던 배우란다. 이 영화에서 그는 총 한자루를 들고선 어디론가 미친듯이 차를 몰고 사라졌지만 그는 멕시코에서 다시 한번 젊음의 상징이 되지 않았을라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