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윌 헌팅(맷 데이먼)은 하바드 대학교에서 청소부를 한다. 그런데, 그에겐 천부적인 재능이 하나 있다. 바로 수학을 엄청나게 잘 한다는거다. 그를 발굴한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세계에서 몇명 밖에 못 푸는 문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 버리는 인간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천부적 재능에 대하여 되새겨 보게 된다. 우리 모두들 '내가 요건 쪼금 잘 하는데..' 하는 게 있지 않나. 그런데, 그게 쪼금.. 이 아니라 존나 잘 한다면 어떨까? 한가지 단서를 달자면 가정 환경이 더럽게 불우하다면? 내 뛰어난 재능을 펼칠 수도 없고, 그런 재능을 가진 삶이 어떤건지 상상도 하지 못 하는 존재라면?
주인공은 막노동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에 취하고 담배에 중독되어 하루하루 살아 가면서, 그 삶을 스스로 체념하다 못해 아주 만족한다고 믿는다. 새장에 갇힌 새는 새장을 없애도 날아 가지 못 한다는 식의 비유와 일맥상통한다.
이때 우리의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 선생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윌을 치유한다. 앞으로 긴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한번이라도 스스로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하게 도와준다.
이 영화에는 밴 에플렉이 윌 헌팅의 절친으로 나온다. (실제로도 절친이라고) 같이 노가다를 하러 다니는 사이인데 난 참 이 친구가 정겨웠다. 몇년전 하늘로 떠난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생각나서.
그 놈하곤 한 일들이라곤 참 평범한 일들 뿐이다. 술은 가끔 마시고, 담배는 항상 피고, 게임이나 하고, 가끔은 퇴폐업소에 가기 등. 때로는 진지한 얘기를 하는가 싶어도 다음에 만나면 다시 피씨방으로 달려 가고 있다. 아무 말 없어도 편안한 사이. 가끔은 그게 우정인가 싶지만, 내 인생은 이미 그 녀석과 친구인 채로 거의 15년을 살아왔다.
그 친구는 나와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나보다 인생에 실질적인 것들을 잘 했다. 운전도 잘 했고, 운동도 잘 했고, 돈까스 소스를 만들 줄도 알았고, 새우볶음밥도 잘 만들고, 자동차도 직접 손 볼줄 알았고, 여자는 내가 알기로만 열댓명 이상은 사귀었다. 어찌 보면 그 친구에 비해서 내가 더 모자란 게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친구는 가끔 나에게 그랬다. 넌 왜 머리도 좋은 놈이 노력을 안 하냐고, 우리들은 상고, 공고나 나왔지만 넌 머리가 좋아서 대학교도 붙었고 노력하면 더 잘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래봐야 지방의 듣보잡 대학교긴 했지만, 나의 진가를 알아주는 것 같아서 고맙기도 했고, 한편으론 별 수 있겠냐는 생각도 많이 했다.
이 영화에서 후반쯤에 가서 밴 애플렉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언제 제일 행복한 줄 아냐? 너네 집으로 걸어가는 10초 동안이야. 어느날 아침에 (노가다를 하러 가기 위해) 너네 집에 들렀을 때, 니가 말도 없이 집을 떠나 버렸다면 그게 내 생에 최고의 날일꺼다.'
그리고, 윌 헌팅은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다.
그 친구는 나에게 참 잘 해줬다. 항상 먹을것도 자기가 사고, 피씨방비도 자기가 내고, 내가 거의 해 주는 게 없는데도 서운한 내색 한번이 없었다. 난 항상 언젠가 그 친구에게 잘 해 줄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어느날 나도 그 친구에게 큰 선물을 안겨 줬다면 좋았을텐데.
201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