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매튜 매커너히 에서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든 영화. 첫 예고편을 본 순간부터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꽤 오래 기다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재밌다.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주로 과학적 지식)이 있지만, 그런 과학적 사실들이 주된 요소는 아니니까 넘어가도 될 듯 하다. 인셉션을 보고서 꿈이 실제 시간보다 몇배 느리다거나, 프레스티지를 보고 테슬라의 위대성에 의문을 갖는 건 피곤한 일 아닌감. 과학적인 부분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려고 공부를 엄청 했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가도 자책은 말자.
어쨌거나, 두시간이 훨씬 넘는 러닝타임을 잘 이끌고 나가는 힘은 역시 대단하다. 아이맥스에 대한 고집에서 비롯됐을 광활한 앵글 샷들은 일반 화면으로 본 나에게 아쉬움을 주는 쪽에 가까웠다는 게 함정.
원래는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였다고 하니 가족의 사랑쪽에 훨씬 비중을 뒀을 것 같고, 미래의 모습은 참 진부했겠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으면 주인공의 차는 공중에 뜨는 형태이거나, 새하얀 미래형 렉서스 였을거다. 허나, 놀란이라 그런지 사실적인 느낌이 강했다. (아마 외계 행성에선 외계 생명체가 공격 해 왔을지 모른다. 혹은, et를 연상케 하는 존재가 마지막에 등장 했을 수도)
정확한 시간대를 알 수 없는 배경이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냥, 멀지 않은 미래. 영화의 주제를 봤을 땐 아주 적합한 선택이라 생각된다.
맥 데이먼은 나오는 줄도 몰랐는데 꽤 중요한 배역으로 등장했다. 매우 지적이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믿어도 되겠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뭐, 사람이 죽음이나 엄청난 고독 앞에서 그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해답도 준다.
그래비티와 많이 비교 될 것 같은데, 그래비티보단 훨씬 다루는 게 많다. 그래비티의 묘사가 더 사실적인 것 같은데, 이 영화가 훨씬 우주의 느낌을 잘 전달한다. 100%의 사실보다는 90% 사실이 인간에겐 더 잘 맞는 것일까?
아무튼, 다 좋았는데 영화를 보러 가면서 커피를 그란데 사이즈로 사간 건 실수였다. 처음 사 봤는데 크기가 영화관 음료수 컵 크기야. ㅋㅋㅋㅋ 영화 시작한지 1시간 무렵부터 방광을 자극하여 끝날 때쯤엔 몰입에 너무 힘들었다. 영화 볼때 커피는 안 좋다는 게 오늘의 결론. ㅋㅋㅋ
해밀턴 시계도 잘 팔릴 것 같다. 상당히 미래임에도 스마트 워치가 아닌 이런 아날로그 시계라는 게 흥미롭다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