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두 등장인물의 대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한명은 킬러를 잡으려는 수사관(이브 폴라스트리, 산드라 오)이고, 또 한명은 자신을 쫓는 그 수사관에게 매력을 느끼는 킬러(빌라넬, 조디 코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사람 모두 여자다.
영화 등에서 여자가 킬러인 경우는 흔치가 않고, 가령 킬러로 등장하면 외모만 여자이지 사실상 남자와 다름없는 능력치를 보여주는 데 반해 이 드라마의 경우는 그보단 좀 더 현실적인 능력치를 가졌다. 하지만, 피지컬만 그렇다는 것이지 멘탈은 어지간한 남자 살인범을 능가한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중요한 배역은 거의 여자고, 남자들이 보조적인 수준에 머무른다. 깜찍한 발상의 전환이랄까?
이브는 원래부터 여성 범죄자에게 웬지 끌리는 오타쿠 기질이 있는 사람으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수사와 추리를 펼쳐 나간다. 이 과정에서 빌라넬과 만나게 되고 둘은 마치 지구와 달처럼 서로를 인력으로 끌어 당기게 된다. 흔한 추리스릴러와 다르게 단순 선악구조가 아닌 점이 신선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내내 유머가 들어가 있는 편이고 구성이 탄탄해서 꽤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배경은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매번 지역 이름이 나올 때마다 감각적인 폰트로 화면을 채워서 무슨 CF 느낌도 나고 그렇다.
개인적으론 산드라 오의 얼굴이 호감이 안 가서 전혀 볼 생각이 안 들었었는데, 일단 한번 보기 시작하자 술술 보게 됐다. 이런 드라마를 볼 땐 제작된 나라에서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나 인식이 어떤지가 신경 쓰이는 경우가 많다. 가령, 산드라 오는 예쁘지 않은 것 같은데, 서양 사람들에겐 어떻게 보이는가? 빌라넬은 예쁜 여자인건가 아닌건가? 그런 것들. 뭐, 보다 보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들이지만 몰입에 시간을 걸리게 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아무튼, 현재 시즌1만 봤지만 다음 시즌도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