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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사진가로서(ㅋㅋ) 아이폰 3GS의 카메라에 대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허나, 단순히 성능적인 분석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쓰다 보니 상당히 길어졌군요.)
애플의 홈페이지(http://www.apple.com/iphone/specs.html)에서 보면 아이폰의 카메라는 3 megapixels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300만 화소의 카메라라는 거죠. 1,000만화소를 가진 제품도 있는 판국에 300만 화소로 무얼 할 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많을겁니다.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휴대폰의 카메라는 어떤 경우에 사용될까?
대체로 셀프 카메라, 취미생활 중의 기록, 여행의 기록, 순간적인 감상의 기록. 이외에도 조명빨 죽이는 곳을 만났을 때, 사고현장의 기록 등에 사용됩니다. 즉, 즉시성과 간편함이 요구되는 순간들이 그렇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들의 경우 가방속에 넣어 뒀던 카메라를 꺼내서 찍기란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이며 몇번 하다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올것이야..' 라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나마, 똑딱이 디카(조그만 디지털카메라, 이하 똑딱이) 라면 다행입니다. 똑딱이는 즉시성, 간편함이라는 휴대폰의 카메라의 장점을 공유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똑딱이가 아무래도 좀 더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죠. 배터리 충전하랴, 메모리 빼서 컴퓨터에 옮기랴, 온라인에 올리랴. 이 점은 뒷부분에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물며, DSLR은 어쩔겁니까. 화장실에 갔다가 조명빨이 죽여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DSLR로 셀카 찍을 겁니까? 친구들과 장난치면서 놀다가 DSLR 꺼낼 겁니까? 안 그래도 짐이 넘쳐나는 여행길에 DSLR은 목에 둘러메고 다닐겁니까? 문득, 예전에 비행기 탔을 때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생각나네요.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번쩍 일어나서 짐칸에 넣어둔 가방을 한참 뒤적거리더군요. '이 사람 뭐하나.. 집에서 반찬이라도 싸왔나?' 하고 봤더니 DSLR을 꺼내서 기내식을 찍더군요... 음.. 기내식을 찍는다는게 어떻다는 건 아니구요. 그냥, 제 눈엔 참 번거로워 보였을 뿐입니다. 저도 주머니에 있던 Sony T200으로 찍었으니까요. ㅋㅋㅋ
이렇게 찍으실래요?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수많은 DSLR 들이 장롱속, 가방속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러려고 산 게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취미로 사진을 찍을 생각인 사람들에게 적극 '똑딱이 디카' 를 추천합니다. 'DSLR 사면 너의 감수성을 사진에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지? 매일 갖고 다니면서 추억을 기록 할 것 같지? 렌즈 좀 몇개 사면 사진이 훨씬 나아질 것 같지?' 답은 뭐..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어차피, 저도 그런 과정을 밟았던 사람이라 그런 과정을 밟아 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만, 팔때를 대비해서 깔끔하게는 쓰라고는 해 주고 싶네요.
글을 쓰다 어째 'DSLR 그거 왜 사십니까?' 로 삼천포 왔네요. 저는 그저 용도에 따른 적합한 카메라를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휴대폰, 똑딱이 카메라의 역할은 결코 DSLR로 대표되는 고성능 카메라가 대체 할 수 없으며, 따라서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무의미한 일이다~ 라는 겁니다. 물론, 일정수준 이상의 성능은 요구되지요.
그렇다면,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여기선 좀 어려운 얘기가 나오니 건너뛰셔도 상관없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아이폰의 카메라는 300만 화소 짜리입니다. Resolution(해상도)은 2048x1536, 72ppi 입니다. 사진을 100%로 보게 되면 자신의 컴퓨터가 이 이상의 해상도를 갖고 있지 않는 이상 모니터를 꽉 채운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보니 제 모니터의 해상도는 1028x1024 네요. 당연히 사진은 한 화면에 다 보이지 않습니다.
아. 모니터는 대부분 72ppi가 기본입니다. 보편화된 해상도 중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인 1920x1200 의 경우에도 한 화면에 다 보이지 않습니다. 즉, 적어도 자신이 편하게 보려면 리사이즈를 해야 된다는거죠. ppi란? 1인치짜리 선을 그을 때 몇개의 점을 찍어서 만들었는가 라고 보면 됩니다. 웹상에서 보는 사진들은 대부분 72ppi의 해상도를 갖고 있습니다. 72ppi 이상의 해상도는 인쇄를 할 용도가 아니라면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즉, 사진을 출력할 용도가 아니라면 이 정도의 해상도는 일정수준 이상은 된다는 거지요.
물론, 이건 아이폰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똑딱이와 폰카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500만 화소라고 써 있는데 렌즈는 바늘구멍 크기라면 결과물은 크게 기대 안 하셔도 됩니다. 크지만 흐릿한 사진은 작지만 선명한 사진을 크게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요. 작은 사진은 크게 해서 보면 되고, 큰 사진은 작게 보면 선명해 보이니까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의 색감이나 노이즈 발생정도 같은 부분은 수많은 앱들이 지원사격을 해주기 때문에 딱히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그렇게 넘치는 앱들 중에서 도저히 맘에 드는 걸 찾지 못 한다면 아이폰이 쓰레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거죠.
휴대폰 카메라에서 흔히 문제시되곤 하는 셔터랙(셔터를 누른 시간과 사진에 찍히는 사진 사이의 텀) 의 경우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가만히 보니까 이 카메라는 사진을 찍을 때 액정에 보이는 화면이 일종의 실시간 스트리밍 동영상이고, 사진을 찍으면 그 화면을 캡쳐하는 방식으로 찍는 것 같더군요. (아마 맞을겁니다.)
그렇다면, 실시간 영상의 fps (frame per second, 1초당 몇장의 사진으로 동영상을 구성하는가) 가 관건이 되겠죠. 얼마인가 한번 봐 볼까요? 우측에 보시면 네번째 항목. Video recording, VGA up to 30 fps with audio 가 보이시죠? 즉, 초당 30 개의 사진으로 동영상을 찍는다는 말이 됩니다. 이걸 일반적인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 방식으로 계산하면 1/30 이 되겠네요. 뛰어나다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 음.. 덧글에 어떤 분이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fps와 셔터스피드의 관계에 대해서요. 이 부분은 확실치 않은 부분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밤에 찍는 것과 낮에 찍는 것에 차이가 있거든요. 즉, 'fps와는 상관없이 셔터스피드는 가변한다.' 가 답인 것 같습니다. 즉, 결론은 '밝은 곳에선 셔터스피드가 잘 나오면서 fps도 30까지 잘 나오는데, 밤엔 셔터스피드가 저하되어서 프레임 레이트까지 떨어져 보인다.' 여기선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네요. (아.. 갑자기, 소니 T200이 그리워지네요. 아무리 어두워도 30fps 꼬박꼬박 찍어주던 놈이었는데..)
또 한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는데요. DSLR 카메라의 액정은 3.5" 정도의 크기가 가장 큰 수준입니다.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대체로 사진을 찍은 순간에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물론, 용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상업적인 용도라거나 할 경우엔 커다란 모니터로 리뷰를 하는게 보통이지요. 하지만, 똑딱이나 폰카의 일반적은 목적에 한정지어서 본다면 사진을 주위 사람과 즐기며 공유하기엔 적당한 크기와 직관적인 GUI의 이점이 큽니다. 아무리 사진이 잘 나와도 1.8" 짜리 액정으로 사진을 리뷰하는 것보단 사진은 좀 덜 나와도 시원시원하고 편한 인터페이스로 즐기는 것이 더욱 나을 수 있다는 것이죠. 시원시원하게 휙휙 넘어가고, 화면을 돌리면 사진도 따라서 도는 아이폰의 GUI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 그게 다인가?
그게 다라면 제가 이 글을 안 썼겠죠. 세상에 그정도 성능을 카메라는 지천에 널렸으니까요. 얼마전에 삼성에서 나온 똑딱이가 하나 있습니다. VLUU ST1000[정보 보기] 이라는 카메라인데요. 이 카메라는 GPS가 내장되었으며, Wi-fi가 가능합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사진을 지구상의 어떤 곳에서 찍었는지 기록이 되며, 무선 인터넷이 되는 카페같은 곳에선 사진을 facebook, picasa, youtube 같은 곳에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ㅇㅇ 횽이야
저같은 사람에겐 참 흥미로워 보이는 제품이었습니다. 저는 facebook 은 잘 안 하지만, picasa나 youtube는 종종 쓰니까요. 또한, 전에 소니에서 나온 GPS-1 이라는 제품을 산 적도 있습니다. 그 제품은 켜놓고 있으면 GPS 데이터가 자동으로 저장되어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의 시간과 GPS에 저장된 시간을 매치시켜서 사진에 지오태그를 입력시킬 수 있는(입력은 안됨) 제품입니다. 흠.. 근데, 딱 봐도 미국시장에 잘 맞춰진 제품이네요. 우리나라에서 picasa나 youtube 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무튼, 이 카메라의 장점은 GPS+Wi-fi 가 가져다주는 지오태깅(Geo-tagging)과 간편한 업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사진을 찍고, 이것을 바로 업로드 해 버리는 식의 활용이 가능해진 것이죠. 하지만, 몇군데로 한정된 업로드 공간과 무선인터넷이 안 잡히면 안 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군요.
이때, 다양한 업로드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무선인터넷이 안 잡히면 3G망을 이용해서 사진을 업로드하는 제품이 눈에 띄는군요.
Yes, it's iPhone.
우리 다시 지난 시간을 떠올려 봅시다.
처음 디카를 샀을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갔을 때 예쁘게 음식사진을 찍곤 했지요? 그리고, 그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참 귀찮았습니다. '카메라 배터리 충전 - 카메라 챙기기 - 사진찍기 - 컴퓨터로 읽어오기 - 보정 - 업로드(혹은 출력)' 이렇게 몇번 하다보면 찍어도 안 올리는 사진이 태반, 나중에는 걍 안 찍게 되는 상태가 됩니다. 처음엔꼭 챙기던 디카를 가방 혹은 핸드백에서 빼놓고 나가게 되는 순간이 오는거죠. 결국 취미로 사진을 찍는 데에는 카메라의 스펙이 아닌 이러한 복잡다단함이 가장 큰 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세계에서 가장 큰 사진 사이트인 flickr의 인기 카메라 순위(http://www.flickr.com/cameras/) 를 보면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최고의 온라인 사진 사이트인 flickr
넥서스원의 플래쉬
아무튼, 현재로선 제일 오래된(?) 아이폰이 아무래도 가장 편리한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도 수많은 사진 보정 앱과 사진 업로드 앱들로 무장하고 있으니 말이죠. 구글의 넥서스 원(Nexus-One)같은 제품들도 뒤를 쫓고 있지만, 당분간 추월은 힘들어 보입니다. 삼성이나 LG같은 우리나라의 기업도 어서 좀 분발해야 할텐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최소 1년 정도는 지나야 좀 비슷한 선상에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아마도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더 좋아지거나, 위에서 말했던 삼성의 디카처럼 카메라가 스마트 해 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겠죠?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니 여기서 이만 줄입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이건 덤으로 휴대폰 카메라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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