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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인종에 대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케이스는 생각해 보면 그리 흔치 않다. 거의 백인처럼 느껴지는 덴젤 워싱턴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은 많건 적건 인종 문제를 내포하곤 한다. 그 방식도 보통은 은밀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물론, 극중에서 나오는 백인들은 은밀하게 행동하지만 영화 자체는 아주 노골적으로 인종 문제를 다룬다.
이 영화가 '조던 필레' 감독의 첫번째 연출작이라는데 내공이 아주 깊다. 전직이 코미디언이었으니 어느 지점에서 불쾌함과 웃음이 나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역할은 온전히 주인공의 친구인 '로드 윌리엄스' 에게 넘겨 준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높았던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영화에선 '오바마를 세번이라도 찍어줄 수 있는 사람' 이라는 표현을 두번 정도 쓴다. 아마도 그 표현은 감독이 어느 가식적인 백인에게서 들었던 '난 흑인을 존중하는 멋진 사람입니다!' 라는 말의 다른 표현 아니었을까? 미국에서의 흑인 인권은 이제 정말로 높아진 걸까?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말은 하고 있을 것이다.
허나, 이 영화의 미덕은 그런 인종문제에 있는 건 아니다. 결국, 어느 눈먼 백인이 크리스 워싱턴을 택한 이유는 흑인의 신체적 우월함이 아닌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었다는 것은 불쾌감과 재미가 나뉘는 지점을 알아보는 감독 본인의 눈에 대한 은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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