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드라마다.
시작 부분부터 헤나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려 주고 과연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했는지 쭉 훑어간다. 헤나는 13개의 테이프를 남기고 가는데 각 테이프마다 헤나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가 담겨져 있다. 원제는 '13 Reasons Why'
위에 보이는 얼굴들이 그 테이프 속에 나오는 아이들이다. 총 13편이나 되는 드라마에서 각 편마다 한명씩 중점적으로 다루고 필요하면 다시 등장시키곤 하기 때문에 입체감이 상당하다.
일반적인 영화에선 이런 식이다. 학교에서 잘 나가고 운동도 잘하는 얄미운 녀석이 어깨로 주인공을 밀치고 험한 말을 내뱉고선 사라진다. 마지막 쯤에 나타나선 변화한 주인공을 보며 눈이 휘둥그레 지거나 펀치 한방을 맞고 다른 학생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안 그렇다. 어깨를 치고 지나가면 다음에 다시 나와서 다시 친다. 그리고, 영화처럼 갑자기 놀라운 힘을 얻게 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들의 무력함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성장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통쾌함과 슬픔을 교차시키는 연출도 멋지다.
등장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결점을 가지고 있고, 10대 아이들이다 보니 가정의 문제점도 적지 않게 다루기 때문에 아이들의 환경과 행동도 연결해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가령, 알렉스는 아빠에게도 말끝마다 'Sir' 를 붙이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다른 아이들은 다 '아빠, 엄마 나갔다 올께.' 하는데 혼자서 '네, 아버지. 알겠습니다.' 하는 느낌을 낸다.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실망시키지 말라는 느낌을 풀풀 풍기는데.. 브라이스의 경우는 내 기억에 부모가 한번도 나오질 않았다. 돈은 많지만 아이는 멋대로 자란 가정이라는 느낌인데 그것도 죄다. 시즌 2에선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갈지 궁금..
미국과는 정서가 많이 다를텐데도 여러 부분에서 공감하는 걸 보면, 하물며 미국에선 얼마나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을지 짐작이 간다. 왕따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가 이처럼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 그 감정의 강렬함과 그것을 성인이 되어서 언젠가 다루고 말겠다는 선한 의지를 통해 이렇게 계속 창작되는 걸 보면 분명 근절되어야 할 일이다.
난, 근데 토니가 왜 헤나를 돕게 되었는지가 좀 궁금하다. 시즌 2에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