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etflix.com/title/80126449
최근에 영상 촬영과 편집을 많이 하다 보니 이런 류의 컨텐츠에 관심이 많다.
난 워낙 계획없이 찍고 나중에 편집으로 뭔가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늘 한계를 느끼곤 한다. 한 편의 영상에 메시지를 담으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며, 어떤 포인트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 뭐 그런 것들.
이 다큐멘터리는 한 저널리스트가 40년에 걸쳐 쿠바를 방문하며 그곳의 모습을 담은 내용이 주를 이룬다. 주로, 인터뷰 대상자들을 수년에 걸쳐서 방문하며 그들이 전하는 쿠바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여 보여주는 식이다.
농장을 운영하는 세명의 노인, 30여 년에 걸친 인터뷰 중 미국으로 이민을 간 가족들, 쿠바에서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고 제법 성공적으로 살아 가는 한 남자. 그리고, 피델 카스트로.
기본적으로 이 다큐는 40년이라는 세월이 주는 무게감이 다르다. 40년간의 일들을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함축해서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40여년간 찍어 놓은 비디오만 나열해도 몇개월 분량은 될텐데 분량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 있을까? 오히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넣어야 할지 고민하는 게 더욱 어려운 일 아닐까?
영상을 촬영하며 늘 이것저것 찍어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짧은 시간의 영상은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시간을 이끌고 나가려면 좀 더 깊이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건 혹은 그 무엇이건.
쿠바는 나라는 미국 턱 밑에 핵무기를 배치할 뻔한 나라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쿠바와 미국인들이 느끼는 쿠바는 너무나 다를 것이다. 즉, 어떤 정치적 함의를 완벽히 배제하고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인데, 한국인인 나에겐 사실 좀 이야기로 느껴지긴 한다.
한 때 체 게바라를 엄청난 선망의 대상으로 여긴 적이 있고, 쿠바 또한 그 연장선으로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다큐를 통해서 조금 다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 다큐에서 체 게바라의 향기는 거의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