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분명히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시 보았다. 왜 다시 봤냐구? 최근에 톰 행크스라는 배우의 놀라운 연기를 다시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미널, 그린 마일 등등.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허나, 이 영화에선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이클 설리반(톰 행크스)은 어떤 범죄 조직의 행동 대장쯤 되는 사나이다. 보스는 설리반을 매우 아끼고 좋아하는 반면, 코너(다니엘 크레이그)라는 아들은 늘 골칫덩어리 같은 존재이다. 코너는 이를 매우 못마땅해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웃는단 식으로 삶을 견디고 있다.
즉, 톰 행크스와 아들. 보스와 아들. 두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가진 사랑이 이 영화를 중심을 가로지르는 핵심이라고 한다면, 톰 행크스가 결심을 하기로 하며 겪게 되는 과정은 이 영화의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 하렌 맥과이어(주드 로)까지 가세하며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미국의 마피아이기 때문에 주로 총만을 사용하고, 죽이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액션성이 약하다는 점을 빼면 최근의 다양한 복수물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즉, 이 정도의 뼈대만 있으면 캐릭터나 액션에 따라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것. 가까운 예를 들면 최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분명히 본 것 같은데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난걸 보면 매우 뛰어난 영화라고 보긴 힘들겠지만,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제목의 퍼디션이 무슨 뜻인가 해서 검색해 보니.
(죽은 후에) 영원히 계속되는 벌, 지옥에 떨어지는 벌 이라고 한다.
그런데, 영화 내용 중에서 마이클 설리반과 아들이 향하는 처형의 집이 있는 동네 이름도 퍼디션이다. 즉, 중의적인 의미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