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사건의 지평 - Event Horizon (1997)

    사건의 지평 - Event Horizon (1997)

    이벤트 호라이즌. 그것은 한국말로 하면 ‘사건의 지평’이다. 블랙홀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사건의 지평을 넘어서면 다시는 원래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중력이 너무 세서 빛이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이 영화를 왜 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나온지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이 영화는 그저 제목만 알고 있었고, 어쩌다 한번씩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곁가지로 이 영화의 제목도 들려 오곤 했다. 당연히 우주에 대한 이야기거니 했고,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순간 변했다. 무슨 에일리언 같은 영화인가 싶더니 나중엔 헬레이저 같이 생긴 애들도 나온다. 아, ㅅㅂ 우주에서 뭔 이런 그지같은 경우가 다 있지? 하고 부정도 해 봤지만 어느새에 이야기 속으로..

    브루클린(Brooklyn, 2015)

    브루클린(Brooklyn, 2015)

    어느 아일랜드 출신의 시얼샤 로넌이라는 여성의 인생을 다룬 잔잔한 영화. 조그만 시골에서 살던 시얼샤 로넌은 답답한 시골을 벗어나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뉴욕을 찾아서 떠난다. 그곳에는 의지할 사람도 별로 없고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지만, 지금 사는 이곳보다는 나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서. 멋질 것만 같았던 뉴욕은 어려움의 연속이고, 상상 속에선 멋지기만 했던 이태리 남자는 변기나 뚫으러 다니는 녀석이었다. 급작스러운 비보에 달려간 아일랜드는 그녀에게 새로운 희망과 보상을 주는 듯 했으나.. 결국, 아일랜드는 원래 그런 곳이었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불쌍한 토니 피오렐로(Tony Fiorello) 에게 돌아가려던 찰나. 토니의 부탁을 받은 돈 꼴레오네는 그녀에게 '거부 할 수 없는 제안' 을 하는데... ..

    오피스 (2014)

    오피스 (2014)

    이럴수가. 최근 본 국산영화 중에서 가장 황당한 결말이었다.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한참 전에 본 '하울링' 도 생각나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집에 들어온 김병국(배성우)은 자신들의 가족들을 몰살시킨다. 그 살해 방법이 매우 잔인한 것으로 보아 굉장한 충격을 받았거나 큰 분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어머니와 배우자와 자식까지 망치로 때려 죽이겠나. 허나, 그의 분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야기의 서사 구조도 엉성하지만 그 밖에도 여러가지가 완성도를 떨어 뜨렸던 것 같다. 1. 배성우씨의 표정이 배역의 감정에 별로 안 맞아 보였다. 하정우가 추격자에서 혼잣말로 '안 팔아 넘겼어요. 죽였어요..' 라고 말할 때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즐거움이 있는 듯한 표정을 보였는데, 여기..

    하류인생 (2004)

    하류인생 (2004)

    내가 임권택 감독의 영화중에서 재밌게 본 게 뭐가 있었지? ‘장군의 아들’ 은 재밌게 본 것 같다. 그 외의 영화들은 TV에서 스쳐가듯 본 적은 있어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서편제도 보지 않았으니 뭐..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라고 한다. 2015년 현재 102편의 영화를 만드신 분의 영화이니 재미는 둘째치고 한번쯤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 비슷한 것으로 한 번 보았다. 올레 tv에서 공짜로 볼 수 있기도 했고.. 네이버 평점이 6점대이길레 좀 별로인가 싶었는데, 나름 볼만은 했다. 모래시계 + 포레스트 검프 + 범죄와의 전쟁 느낌? 이를테면, 어떠한 사회를 한 인간에 집중하여 보여주는 방식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의 ‘자유시장’ 도 비슷한 영화 아닌가? 그건 안 봐서 모..

    투 마더스 (Adore, 2013)

    투 마더스 (Adore, 2013)

    서로의 애인을 키워준 두 여인의 눈물 겨운 우정. 50이 다 되어 가는 아줌마가 있는데, 이제 갓 성인이 된 남자에게 반해서 관계를 갖는다. 문제는 그 남자가 절친한 (여자)친구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걸리면 어쩌지? 하는 도덕적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때 그 친구가 사려 깊게 사태를 해결 해준다. 그 아줌마의 아들과 관계를 가져 준 것이다. 이로써 나는 네 아들과 너는 내 아들과 관계를 갖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아들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네 엄마와 너는 내 엄마와.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연인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자신을 집에 데려다 주는 아들에게 '니 애인에게 가 봐야 하지 않겠니?' 라고 하는 식이다. 이쯤되면 '친구야. 내 아들이랑 손주 좀 만들어 줘.' or '친구야. 너희 ..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2015)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2015)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결과가 뻔하다. 우리들은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를 알고 있지만 그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가 단순히 사실을 영상화해서 보여주는데 그치치 않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건의 이면이나,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그 무언가를 전달 할 수도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세가지쯤 된다. 공짜니까. 와이프가 무료 관람권 이벤트에 당첨이 됐다. 뉴욕이 나오니까. 뉴욕에 다녀온 뒤로 뉴욕 나오는 영화만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조셉 고든 레빗이니까.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는 훌륭하다. 특히나, 이 영화를 보면 다른 누가 이 역할을 이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다. 전반적인 영상미도 좋고, 긴장감을 잘 끌어낸 것, ..

    가타카 (Gattaca, 1997)

    가타카 (Gattaca, 1997)

    요새는 신체적 혹은 지적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이들에게 '우월한 유전자' 를 물려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런 말의 바탕에는 우월한 유전자가 우월한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관점이 깔려 있다. '부모 또한'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을 거라는 인식이 바탕이라는 거다. 그럼 그게 사실일까? 우생학 [eugenics, 優生學] 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할 것을 목적으로 하여 여러 가지 조건과 인자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1883년 영국의 F.골턴이 처음으로 창시했는데, 우수 또는 건전한 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꾀하고 열악한 유전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생학의 관점에서는 맞다고 봐야 하고 또 어느 정도는 틀릴 것이다. 지능이라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

    The Martian (2015)

    The Martian (2015)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를 봤다면 당연히 비교 할 수 밖에 없는 영화. 개인적인 순위로 보면 재미는 인터스텔라 > 마션 > 그래비티 그래비티보다 다양한 내용과 sf적 상상력은 좋다. 하지만, 인터스텔라보단 장엄함이나 긴박감이 덜한 느낌. 사실 셋 다 나쁘진 않은데, 아무래도 영화를 본 순서가 있기 때문이겠지. 비주얼은 인터스텔라 > 그래비티 > 마션 말이 화성이지 미국 서부 내지는 멕시코 어디쯤인가 싶은 배경 때문에 별로 긴박감이나 위기감이 느껴지질 않았다. 아차 싶어서 '화성이라고 생각하자. 나사가 매우 신경써서 화성의 모습을 만들도록 도왔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재미가 커졌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봤다면 반드시 그런 생각으로 보길 바란다. - 과학적인 이해를 요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

    네브라스카 (Nebraska, 2013)

    네브라스카 (Nebraska, 2013)

    몬타나주 빌링스에 사는 우디 그랜트 씨가 고령의 몸을 이끌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힘들어 보이지만 어딘가 반드시 가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그는 경찰의 인도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알고 보니 그가 가려고 했던 곳은 네브라스카주의 링컨. 대략 1,200 km 쯤 떨어진 곳을 걸어가려 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는 그곳에 가면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 내일 하는 노인네가 대체 100만달러는 어따 쓰려는 걸까? 현재 환율 기준으로 12억에 가까운 돈이다. 그에게 묻자 그는 픽업트럭 한대와 에어 컴프레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보통 말을 잘 안 한다. 자기가 어떤 기분인지, 뭐가 불만인지, 뭐가 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

    아메리칸 스나이퍼 (2014)

    아메리칸 스나이퍼 (2014)

    제목에서 대충 어떤 영화일지 예상이 가능하고, 그 다음에는 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 만일, 미합중국에서 단 한명만 'Great America Again' 이라고 말해야 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 나은 사람은 떠오르질 않는다.)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짐작이 간다. 미국인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 이런 영화는 좀 그만 만들어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까? 미국인이 아닌 나는 그저 짐작만 하게 만들 뿐. 실화가 바탕인 영화여서 결말이 정해져 있으니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그리고 전쟁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이상 긴박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숙제일텐데 그런 면에선 나쁘지 않다. 다만, 영화의 긴장감을 위해서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들. 가령, 스나이퍼인 주인공이 '보이진 않는 것은 ..

    길버트 그레이프 (1993)

    길버트 그레이프 (1993)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좋은 영화. 중학교 때 처음 카메라를 쥐고 대회전차에 탔던 나는 바닥을 내려다 보면서 '저 아래 보이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인 장면을 찍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때 이렇게 어려운 말로 생각한 건 아니고 그냥 다양한 이야기를 한장의 사진에 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디테일에 대한 욕심은 아니고, 뭐랄까.. 촘촘한 그 무엇. 그런 걸 꿈꿨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작은 공간이 어디 한군데 버릴 곳 없이 들어찬 느낌. 길버트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위태위태한 마루바닥 같았으나 서로가 제자리를 찾으려는 노력과 도움으로 그는 결국 그것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없애 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 조금이라도 그의 무게에 공감한다..

    굿모닝 맨하탄 (2012)

    굿모닝 맨하탄 (2012)

    원제는 'English Vinglish' 같은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제목으로 들어왔나보다.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영어가 좀 중심이 되는 스토리. 우선 이 영화는 천안 여성 영화제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 일단 여성 영화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성이 중심이 되리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 할 수 있었으나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기대도 적었고, 공짜이니만큼 더 관대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영화 평론가라는 사람들은 자기 돈 안 내고 볼땐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나 궁금하다. 아 왜 음식도 남이 사주는 거 먹으면 엄청 관대하지 않냐 이거야! 내 돈으로 먹으면 미슐랭 가이드 심사위원이 되고. 좌우지간 여성으로서의 삶. 특히, 결혼과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보는 게 좋을 것 ..

    Interstellar (2014)

    Interstellar (2014)

    크리스토퍼 놀란, 매튜 매커너히 에서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든 영화. 첫 예고편을 본 순간부터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꽤 오래 기다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재밌다.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주로 과학적 지식)이 있지만, 그런 과학적 사실들이 주된 요소는 아니니까 넘어가도 될 듯 하다. 인셉션을 보고서 꿈이 실제 시간보다 몇배 느리다거나, 프레스티지를 보고 테슬라의 위대성에 의문을 갖는 건 피곤한 일 아닌감. 과학적인 부분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려고 공부를 엄청 했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가도 자책은 말자. 어쨌거나, 두시간이 훨씬 넘는 러닝타임을 잘 이끌고 나가는 힘은 역시 대단하다. 아이맥스에 대한 고집에서 비롯됐을 광활한 앵글 샷들은 일반 화면으로 본 나에게 아쉬..

    굿 윌 헌팅 - (Good Will Hunting, 1997)

    굿 윌 헌팅 - (Good Will Hunting, 1997)

    주인공은 윌 헌팅(맷 데이먼)은 하바드 대학교에서 청소부를 한다. 그런데, 그에겐 천부적인 재능이 하나 있다. 바로 수학을 엄청나게 잘 한다는거다. 그를 발굴한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세계에서 몇명 밖에 못 푸는 문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 버리는 인간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천부적 재능에 대하여 되새겨 보게 된다. 우리 모두들 '내가 요건 쪼금 잘 하는데..' 하는 게 있지 않나. 그런데, 그게 쪼금.. 이 아니라 존나 잘 한다면 어떨까? 한가지 단서를 달자면 가정 환경이 더럽게 불우하다면? 내 뛰어난 재능을 펼칠 수도 없고, 그런 재능을 가진 삶이 어떤건지 상상도 하지 못 하는 존재라면? 주인공은 막노동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에 취하고 담배에 중독되어 하루하루 살아 가면서, 그 삶을 스스로 체..

    American Hustle (2013)

    American Hustle (2013)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즐거운 영화. 주인공은 사기꾼이다. 어떤 여자를 만나게 된다. 둘은 서로에게 금새 빠진다. 여자도 같이 사기를 치게 된다. 근데, FBI에게 꼬리를 물린다. FBI 요원은 사기꾼을 이용해서 범죄를 소탕하려고 한다. 힘없는 자가 강한 자에게 이용을 당할 땐 대체로 복수를 보여주니까 뭔가 반전이 있다는 건 쉽게 예상 가능하다. 그러면, 나머지는 사건의 흥미진진함과 캐릭터들의 행동의 당위성이 요구된다. 그런면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는 영화. 미국의 70년대가 배경인데 음악도 아주 좋다. 뭐 태반은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노래들이지만 미국 사람들이 보면 더 좋겠지. ㅋ 참고로 영화 보면서 Shazam 이라는 어플을 켜 놨더니 영화에서 노래가 나올 때마다 어떤 노래인지 바로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