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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2015)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결과가 뻔하다. 우리들은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를 알고 있지만 그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가 단순히 사실을 영상화해서 보여주는데 그치치 않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건의 이면이나,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그 무언가를 전달 할 수도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세가지쯤 된다. 공짜니까. 와이프가 무료 관람권 이벤트에 당첨이 됐다. 뉴욕이 나오니까. 뉴욕에 다녀온 뒤로 뉴욕 나오는 영화만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조셉 고든 레빗이니까.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는 훌륭하다. 특히나, 이 영화를 보면 다른 누가 이 역할을 이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다. 전반적인 영상미도 좋고, 긴장감을 잘 끌어낸 것, ..
가타카 (Gattaca, 1997)
요새는 신체적 혹은 지적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이들에게 '우월한 유전자' 를 물려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런 말의 바탕에는 우월한 유전자가 우월한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관점이 깔려 있다. '부모 또한'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을 거라는 인식이 바탕이라는 거다. 그럼 그게 사실일까? 우생학 [eugenics, 優生學] 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할 것을 목적으로 하여 여러 가지 조건과 인자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1883년 영국의 F.골턴이 처음으로 창시했는데, 우수 또는 건전한 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꾀하고 열악한 유전소질을 가진 인구의 증가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생학의 관점에서는 맞다고 봐야 하고 또 어느 정도는 틀릴 것이다. 지능이라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
The Martian (2015)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를 봤다면 당연히 비교 할 수 밖에 없는 영화. 개인적인 순위로 보면 재미는 인터스텔라 > 마션 > 그래비티 그래비티보다 다양한 내용과 sf적 상상력은 좋다. 하지만, 인터스텔라보단 장엄함이나 긴박감이 덜한 느낌. 사실 셋 다 나쁘진 않은데, 아무래도 영화를 본 순서가 있기 때문이겠지. 비주얼은 인터스텔라 > 그래비티 > 마션 말이 화성이지 미국 서부 내지는 멕시코 어디쯤인가 싶은 배경 때문에 별로 긴박감이나 위기감이 느껴지질 않았다. 아차 싶어서 '화성이라고 생각하자. 나사가 매우 신경써서 화성의 모습을 만들도록 도왔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재미가 커졌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봤다면 반드시 그런 생각으로 보길 바란다. - 과학적인 이해를 요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
네브라스카 (Nebraska, 2013)
몬타나주 빌링스에 사는 우디 그랜트 씨가 고령의 몸을 이끌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힘들어 보이지만 어딘가 반드시 가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그는 경찰의 인도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알고 보니 그가 가려고 했던 곳은 네브라스카주의 링컨. 대략 1,200 km 쯤 떨어진 곳을 걸어가려 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는 그곳에 가면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 내일 하는 노인네가 대체 100만달러는 어따 쓰려는 걸까? 현재 환율 기준으로 12억에 가까운 돈이다. 그에게 묻자 그는 픽업트럭 한대와 에어 컴프레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보통 말을 잘 안 한다. 자기가 어떤 기분인지, 뭐가 불만인지, 뭐가 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
아메리칸 스나이퍼 (2014)
제목에서 대충 어떤 영화일지 예상이 가능하고, 그 다음에는 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 만일, 미합중국에서 단 한명만 'Great America Again' 이라고 말해야 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 나은 사람은 떠오르질 않는다.)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짐작이 간다. 미국인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 이런 영화는 좀 그만 만들어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까? 미국인이 아닌 나는 그저 짐작만 하게 만들 뿐. 실화가 바탕인 영화여서 결말이 정해져 있으니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그리고 전쟁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이상 긴박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숙제일텐데 그런 면에선 나쁘지 않다. 다만, 영화의 긴장감을 위해서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들. 가령, 스나이퍼인 주인공이 '보이진 않는 것은 ..
길버트 그레이프 (1993)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좋은 영화. 중학교 때 처음 카메라를 쥐고 대회전차에 탔던 나는 바닥을 내려다 보면서 '저 아래 보이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인 장면을 찍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때 이렇게 어려운 말로 생각한 건 아니고 그냥 다양한 이야기를 한장의 사진에 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디테일에 대한 욕심은 아니고, 뭐랄까.. 촘촘한 그 무엇. 그런 걸 꿈꿨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작은 공간이 어디 한군데 버릴 곳 없이 들어찬 느낌. 길버트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위태위태한 마루바닥 같았으나 서로가 제자리를 찾으려는 노력과 도움으로 그는 결국 그것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없애 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 조금이라도 그의 무게에 공감한다..
굿모닝 맨하탄 (2012)
원제는 'English Vinglish' 같은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제목으로 들어왔나보다.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영어가 좀 중심이 되는 스토리. 우선 이 영화는 천안 여성 영화제에서 우연히 보게 됐다. 일단 여성 영화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성이 중심이 되리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 할 수 있었으나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기대도 적었고, 공짜이니만큼 더 관대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영화 평론가라는 사람들은 자기 돈 안 내고 볼땐 어떻게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나 궁금하다. 아 왜 음식도 남이 사주는 거 먹으면 엄청 관대하지 않냐 이거야! 내 돈으로 먹으면 미슐랭 가이드 심사위원이 되고. 좌우지간 여성으로서의 삶. 특히, 결혼과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보는 게 좋을 것 ..
Interstellar (2014)
크리스토퍼 놀란, 매튜 매커너히 에서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든 영화. 첫 예고편을 본 순간부터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꽤 오래 기다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재밌다.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주로 과학적 지식)이 있지만, 그런 과학적 사실들이 주된 요소는 아니니까 넘어가도 될 듯 하다. 인셉션을 보고서 꿈이 실제 시간보다 몇배 느리다거나, 프레스티지를 보고 테슬라의 위대성에 의문을 갖는 건 피곤한 일 아닌감. 과학적인 부분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려고 공부를 엄청 했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가도 자책은 말자. 어쨌거나, 두시간이 훨씬 넘는 러닝타임을 잘 이끌고 나가는 힘은 역시 대단하다. 아이맥스에 대한 고집에서 비롯됐을 광활한 앵글 샷들은 일반 화면으로 본 나에게 아쉬..
굿 윌 헌팅 - (Good Will Hunting, 1997)
주인공은 윌 헌팅(맷 데이먼)은 하바드 대학교에서 청소부를 한다. 그런데, 그에겐 천부적인 재능이 하나 있다. 바로 수학을 엄청나게 잘 한다는거다. 그를 발굴한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세계에서 몇명 밖에 못 푸는 문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 버리는 인간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천부적 재능에 대하여 되새겨 보게 된다. 우리 모두들 '내가 요건 쪼금 잘 하는데..' 하는 게 있지 않나. 그런데, 그게 쪼금.. 이 아니라 존나 잘 한다면 어떨까? 한가지 단서를 달자면 가정 환경이 더럽게 불우하다면? 내 뛰어난 재능을 펼칠 수도 없고, 그런 재능을 가진 삶이 어떤건지 상상도 하지 못 하는 존재라면? 주인공은 막노동을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에 취하고 담배에 중독되어 하루하루 살아 가면서, 그 삶을 스스로 체..
American Hustle (2013)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즐거운 영화. 주인공은 사기꾼이다. 어떤 여자를 만나게 된다. 둘은 서로에게 금새 빠진다. 여자도 같이 사기를 치게 된다. 근데, FBI에게 꼬리를 물린다. FBI 요원은 사기꾼을 이용해서 범죄를 소탕하려고 한다. 힘없는 자가 강한 자에게 이용을 당할 땐 대체로 복수를 보여주니까 뭔가 반전이 있다는 건 쉽게 예상 가능하다. 그러면, 나머지는 사건의 흥미진진함과 캐릭터들의 행동의 당위성이 요구된다. 그런면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는 영화. 미국의 70년대가 배경인데 음악도 아주 좋다. 뭐 태반은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노래들이지만 미국 사람들이 보면 더 좋겠지. ㅋ 참고로 영화 보면서 Shazam 이라는 어플을 켜 놨더니 영화에서 노래가 나올 때마다 어떤 노래인지 바로바로 ..
300: Rise of an Empire (2014)
300에 비해서 확실히 임팩트는 약하다. 아무래도 주인공 때문인듯. 제라드 버틀러의 미친 존재감에 발끝만치도 못 미치는 느낌. 허나, 에바 그린의 존재감이 부족한 캐릭터성을 보강했다. 상당히 모던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극(?)에도 잘 어울리는 걸 보면 연기의 폭이 넓은 듯. 내용은 전작 300과 살짝 겹친다. 아니, 정확히는 비슷한 시기의 내용을 다룬 것이다. 그러니까, 전편을 꼭 봐야 한다. 1편 이후 3년 이내에 나왔더라면 훨씬 흥행했을 것 같은데, 그 뒤로 워낙 액션이 훌륭한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임팩트가 약하다. 물론, 시간이 지난만큼 CG나 비주얼은 확실히 진보했다. 차이점은 1편이 육상전투 위주라면, 이번꺼는 해상전이 중심이다. 2014.08.02
Her (2013)
주인공 테오도르(네이버 영화엔 이렇게 써져 있는데, 발음은 띠어도어)는 결혼도 한번 실패하고, 인간관계에는 서툴다. 외로울 때는 모르는 여자와 폰팅을 하기도 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새로운 OS(컴퓨터 운영체제) 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 OS는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간을 위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정신적, 육체적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에 점점 빠져드는데... 야동이 야기하는 딸*이는 순전히 육체적 욕구의 발산일 뿐이다. 물론, 정신적으로 외로워서 일수도 있지만. -근데, 정신적으로 외로워서 육체적으로도 외로운거냐, 아니면 육체적으로 외로워서 정신도 외로운거냐. 좋은 질문이다.- 영상도 아름답고, 어찌 ..
Shining (1980)
샤이닝 소설에 이어 영화 샤이닝도 보았다. 음..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었다. 소설이 좀 더 재밌는 것 같다. 물론, 영화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원래 공포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 옛날 영화이다 보니 지금은 정형화 된 요소들이 많아서 쉽게 빠져들지 못 했다. 가령, 무슨 일이 일어날려면 1분 전부터 무서운 bgm이 깔려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던가. 하지만, 잭 니콜슨의 연기는 단연 발군. 이게 스탠리 큐브릭의 무서운 재촬영 때문이었다고 한다. 같은 장면을 수십번, 많게는 100회 이상 찍다보니 나중엔 실제로 광기를 띄게 되었다는 전설이.. 소설과 다른 점을 몇가지 꼽자면. - 우선, 영화에선 대니의 샤이닝 능력이 너무 허술하게 나왔다.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 한계가 있으려니 한다. - 할로런이 너무 허무..
Blade Runner (1982)
82년이면 벌써 30년전 영화구나. 그때 당시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놀랍지만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었다. '인간적' 이라는 건 어떤 의미냐, 네가 인간이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지? 같은 철학적 질문들은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 이후에도 워낙에 많이 변주된 레파토리라.. 내가 본 건 리마스터된 파이널컷 버전이다. 원작에 비해서 여러 부분이 보강되었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음악은 저 유명한 반젤리스인데 역시 훌륭하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트랙은 언제 들어도 인상적이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가진 레플리칸트(인조인간) 넥서스6. 이들은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 때문에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레플리칸트 6명-남자 셋, 여자 셋- 이 인간이 탄 비행선을 빼앗아..
Stand by me (1986)
스티븐 킹의 원작이라고 해서 호러를 기대하고 봤으나 매우 잔잔했던 영화. 네명의 친구들이 시체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미국처럼 광활한 토지를 가진 나라에선 먼 길을 떠나는 게 가능할지 모르나, 지금 우리나라 같은 곳에선 모험이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비판적 생각을 들게 했다. 어디 다른 아파트를 탐방가는 게 고작이겠지.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쪽팔리지만 언젠가 동네 아는 형을 따라서 한 세네명이서 모험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렇다. 말이 모험이지 위에 써 놓은 것처럼 어디 다른 동에 가서 아파트니 뭐니 기웃거리는 것 뿐이었다. 그 당시엔 아파트란 게 흔치 않았으니까. 쪽팔린 이유는 내가 리더가 아니여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가 잘 나서는 편은 아니지만 그땐 그..